[D-6/이색 유세현장]유명 선수 출신 운동원 "눈에 띄네"

  • 입력 2004년 4월 8일 19시 03분


선거전이 중반에 접어들면서 선거운동 과정과 방법 등을 둘러싼 ‘숨은 얘기’들이 화제가 되고 있다.

▽‘후보보다 선거운동원이 인기’=부산에선 프로야구선수 출신으로 지난해까지 롯데구단의 감독 대행을 맡았던 김용철씨(47)가 모 정당 후보의 수행 비서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82년 프로야구 출범 원년부터 91년까지 현역 야구선수 생활 동안 131개의 홈런과 900여개의 안타를 친 왕년의 ‘스타’. 후보와 함께 길거리를 지나는 김씨를 알아본 사람들이 후보는 제쳐두고 그에게 다가가 사인을 부탁하거나 아는 체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고교 선배인 후보의 인간적 매력에 끌려 선거 자원봉사를 자청했다는 그는 “야구는 홈런을 치면 관중이 열광하는 등 반응이 즉각적인데, 선거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 아닌지 전혀 모르겠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카메라폰으로 투표 확인?=호남의 일부 후보 진영에선 투표 당일 확실한 ‘실표(失票) 방지책’으로 핵심 지지자들로 하여금 카메라폰을 투표장에 갖고 가 자신의 기표내용을 찍어오도록 하는 변칙수단까지 논의되고 있다. 광주지역 한 후보측 관계자는 “핵심 지지자들 중에는 투표장면을 디지털카메라로 찍어 자신의 진심을 보여주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소개했다. 세대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정에서도 자식들에게 이 기법을 동원해 압박을 가하겠다는 가장도 있다. 전주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A씨(63)는 “선거 때마다 두 딸에게 지지후보를 설득하고 약속도 받았지만 솔직히 이를 확인할 방법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다르다”며 “두 딸이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보고 용돈을 줄지 말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고 소개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 선관위 관계자는 “기표까지 확인하는 것은 투표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크다”고 말했다.

▽“도서지역 선거운동 해야 할지”=인천 중-동-옹진 선거구 후보들은 100여개의 섬으로 이뤄진 옹진군에 대한 선거운동 전략을 수립하는 데 고심. 옹진군 유권자는 1만1415명으로 중구(6만6553명)와 동구(6만3511명)에 비해 훨씬 적지만 투표율이 높고 선거운동효과도 커 마냥 포기할 수 없는 곳이다. 하지만 섬에 들어갔다가 기상 악화로 여객선 운항이 중단되기라도 하면 다른 선거운동에 차질을 빚기 때문에 후보들은 섬 지역 방문을 망설이고 있다. 한 후보측 관계자는 “뱃길로 4시간 걸리는 백령도와 연평도 등은 선거운동을 포기했지만 영흥도와 덕적도 등 가까운 섬은 대부분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김 권기자 goqud@donga.com

울산=정재락기자 raks@donga.com

인천=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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