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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3월 26일 1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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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26일 17대 총선 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며 총선 체제로 전환했다.
우선 박근혜(朴槿惠)-박세일(朴世逸) 공동선대위원장 체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개혁 성향의 인물들이 전진 배치된 것이 눈에 띈다.
선대위 본부장엔 정보통신 전문가인 김형오(金炯旿) 의원을, 상임부본부장엔 전략통인 윤여준(尹汝雋) 여의도연구소장을 배치했다. 대표비서실장엔 이성헌(李性憲) 의원, 부정선거 감시와 선거운동 개혁을 맡을 클린(Clean) 선거위원장으로는 원희룡(元喜龍) 의원이 각각 임명됐다.
또 총선 전략을 세울 선대위 산하 전략기획위원장엔 이병기(李丙琪) 전 이회창 후보 특보가, 선대위 홍보위원장엔 이종구(李鍾九) 전 후보 특보가 내정됐다. 이병기 신임 위원장은 윤 소장과 함께 총선 전략 수립을 전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희(李聖熙) 사무2부총장은 종합상황실장을 맡아 총선 실무를 관장하게 된다. 당 지도부는 29일 선대위 최종 인선안을 발표한다.
특히 선대위에 중용된 이병기, 이종구 전 특보가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의 핵심 측근이란 점에서 이 전 총재의 박 대표 지원설이 당 안팎에서 나돌았다. 박 대표는 전당대회 전후 이 전 총재와 전화통화를 했고, 이 전 총재도 측근들에게 “가능하면 박 대표를 도와주라”고 말했다는 후문이다.
박 대표는 이날 선대위 인선 작업과 함께 경제 민생 투어를 계속했다. 이날 오후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를 시작으로 증권거래소, 대한상공회의소를 잇달아 방문해 ‘민생 정치 챙기기’ 이미지 확산에 부심했다.
한나라당은 총선 구도 재편을 위해 ‘열린우리당 1당 독재’ 견제론을 거듭 제기했다. 탄핵 역풍이 계속되는 상황에선 친노(親盧) 대 반노(反盧) 구도가 한나라당에 불리한 만큼 1당 독재 견제론을 통해 국면 반전의 탈출구를 찾으려는 것이다. 여기엔 이번 총선을 인물과 정책의 심판장으로 바꿔 보려는 복안도 깔려 있다. 박 대표가 전날인 25일 “열린우리당이 200석을 얻지 않겠느냐”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박 대표가 이날 운영위원회의에서도 “선거를 친노, 반노로 몰아가는 것은 나라를 위해 나쁜 일로, 이럴 경우 앞으로 입법부가 어떻게 되겠느냐”며 “총선은 지역에서 훌륭한 인물을 뽑고 국정을 심판하는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1당 독재 견제론을 통해 야당의 존재 의의를 부각시키는 데 성공할 경우 등을 돌린 다수의 부동층 표심을 끌어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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