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표 득표 분석]결선투표 안가고 예상밖 압승

  • 입력 2004년 3월 24일 00시 09분


코멘트
23일 한나라당의 대표 선출은 2차 결선투표까지 갈 것이란 예상과 달리 1차 당 대의원 투표와 여론조사만으로 결론이 났다.

당초 박근혜(朴槿惠) 대표와 홍사덕(洪思德) 의원이 각각 여론조사와 당 대의원 지지도에서 선두를 달려 치열한 경합이 예상됐으나 박 대표가 두 지표에서 모두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날 한나라당 대표 선출은 당 대표 선출로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도입한 일반 국민 상대 여론조사 결과와 대의원 투표 결과를 각각 50%씩 반영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일반 국민 2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 지지율을 투표 참가 유효 대의원수 2522명을 기준으로 환산한 결과와 실제로 대의원들이 투표한 결과를 합산한 것.

이에 따라 박 대표는 49.75%, 홍 의원은 21.95%의 지지를 얻었고 대의원 투표에선 박 대표가 53.9%, 홍 의원이 35.7%의 지지를 얻어 박 대표는 완승을 거뒀다.

박 대표의 승리는 그의 ‘클린 이미지’ 덕분이라는 것이 당내의 분석이다. ‘차떼기’와 ‘탄핵반대 역풍’이란 이중(二重) 악재에 맞설 카드로는 정치 경력이나 연령 등의 측면에서 박 대표가 홍 의원보다 적합하다는 평가가 내려졌다는 것이다.

특히 이 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홍 의원의 강력한 지지 세력이었던 영남권 중진들이 전당대회 막판에 박 대표에게 돌아선 게 결정적이었다는 후문이다. 영남권 중진들은 전당대회 전날인 22일 저녁 서로 연락을 취해 박 대표를 지지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병렬(崔秉烈) 전 대표가 홍 의원을 밀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도는 등 대의원들 사이에 홍 의원이 최 전 대표와 연계돼 있다는 부정적 이미지가 형성된 것이 박 대표에겐 반사이익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당내 일부의 탄핵 철회 움직임에도 흔들리지 않은 박 의원의 태도가 당내 신뢰를 이끌어내는 데 주효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