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장없는 한나라, 아수라장으로…

  • 입력 2004년 2월 27일 18시 46분


코멘트
갈수록 태산인 한나라당.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 지지자들이 27일 당 운영위원회의장에 진입해 최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는 의원들에게 욕설을 퍼붓는 등 한나라당은 하루 종일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서영수기자
갈수록 태산인 한나라당.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 지지자들이 27일 당 운영위원회의장에 진입해 최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는 의원들에게 욕설을 퍼붓는 등 한나라당은 하루 종일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서영수기자
한나라당의 당내 갈등이 마침내 폭발했다.

27일 당내 갈등 수습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잇따라 열린 한나라당 운영위원회와 의원총회에선 욕설은 물론 멱살잡이까지 벌이는 아수라장이 벌어졌다.

이날 오전 전당대회 개최를 의결하기 위해 소집된 운영위원회의.

최병렬(崔秉烈) 대표의 사퇴를 반대하는 지지자와 중앙위원 등 20여명은 회의가 시작되기 직전 회의장에 진입해 "오렌지족 남경필과 원희룡은 물러가라. 이 XX놈들아, 너희가 뭔데 당을 해체하라고 해"라며 욕설을 퍼부었다. 이들에게 둘러싸려 곤욕을 치르던 원 의원은 당직자들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빠져나왔다.

이어 회의를 공개에서 비공개로 바꿔 진행하려는 순간 2명의 최 대표 지지자들이 다시 회의장으로 뛰어들어 "최 대표가 물러나면 할복하겠다"며 최 대표 바로 앞에서 유인물을 뿌렸다. 이 중 한명은 제지하려는 젊은 당직자를 번쩍 들어 바닥에 내팽개쳤다.

오후에 열린 의원총회에선 제1사무부총장 출신인 박승국(朴承國) 의원의 독설이 이어졌다. 공천에서 탈락한 박 의원은 "한나라당은 총선에서 성공할 수 없으며 한나라당을 저주할 것"이라고 외쳤다.

공천에서 배제된 나오연(羅午淵)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적절한 설명이 없을 경우 탈당과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고 반발했다. 나 의원 지지자들은 이날 공천심사가 진행 중인 회의실 진입을 시도, 당직자들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이날 오후 최 대표의 전국구 복귀설과 함께 유력 당권주자들과 최 대표의 전략적 제휴설이 잇따라 흘러나오자 당 안팎은 더욱 어수선한 모습이었다.

한편 최 대표의 지역구(서울 강남갑)에 공천을 신청한 공성진(孔星鎭) 후보측 지지자 40여명은 특정 후보 내락설이 나돌자 이날 중앙당사로 몰려가 공정 경선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