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외교부 파문’ 빨리 매듭지어야

  • 입력 2004년 1월 14일 18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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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의 외교통상부 조사 파문이 노무현 대통령이 불쾌한 심경을 토로하는 단계로 확대됐다. 노 대통령은 “외교부의 일부 문제되는 공무원들이 대통령의 외교노선에 이의를 제기하고 모욕적 언사를 하기에 이르렀다”며 인사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공무원 임면권을 가진 국가원수다. 노 대통령의 발언이 외교부 직원들에게 미쳤을 충격을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어 사과하면서 “대통령의 뜻을 받들어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힌 윤영관 외교부 장관의 대응에서도 당혹감을 읽을 수 있다.

공무원에 대한 징계는 대통령의 권리다. 대통령이 지적하고 장관이 시인한 이상 외교부도 잘못을 바로잡아 이번과 같은 불상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보다 본질적인 우려는 해소되지 않았다. 대통령의 공개 질책을 받은 외교부가 업무수행을 정상적으로 할 수 있을까. 이미 한미 미래동맹회의에 참석하려던 외교부 실무자의 출장이 취소되는 등 업무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그 발단이야 어떻든 외교부가 이렇듯 흔들려서야 국익 우선의 외교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노 대통령은 소수 외교부 실무자에 대한 불만인지, 자신의 외교정책과 코드가 맞지 않는 외교부에 대한 경고인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 후자(後者)가 아니라면 서둘러 외교부에 대한 신임을 표명해야 할 것이다. 이번 파문은 빨리 매듭지을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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