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래 前부회장 "盧, 썬앤문에 직접 돈 요구했다"

  • 입력 2004년 1월 8일 09시 52분


문병욱(51ㆍ구속) 썬앤문그룹 회장이 2002년 2월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선 노무현 대통령의 직접 요청에 따라 노 대통령측에 5000만원을 줬으며, 대선 직전 문씨가 건네준 불법 정치자금 3000만원도 수행비서 여택수씨가 아니라 노 대통령이 직접 받았다는 검찰 수사기록이 확인됐다고 한국일보가 8일 보도했다.

한국일보가 입수한 검찰 수사기록에 따르면 문씨는 2002년 2월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한 노 후보를 만나 "경선 기탁금을 내야 하는 데 돈 마련할 데가 마땅치 않다. 좀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았으며, 이틀 뒤 서울 강북구 빅토리아호텔 2층에서 노 후보측 보좌관에게 5000만원을 줬다고 진술했다.

문씨는 당시 노 후보가 먼저 전화를 걸어와 만났으며, "얼마나 필요하느냐"는 물음에 노 후보가 "가능한 대로"라고 답하자 "그럼 5000만원 정도 드리겠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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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씨는 또 "보좌관이 돈을 가져간 이틀 뒤에 노 후보의 지역구인 민주당 부산북ㆍ강서을 지구당 위원장 명의로 5000만원짜리 영수증을 받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수사과정에서 해당 지구당 명의의 영수증을 확보했으나, 지난해 12월29일 수사결과 발표 때는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와 함께 문씨는 대선 당일인 2002년 12월19일과 2003년 1월, 4월 3차례에 걸쳐 노 대통령을 만났다고 진술했다.

특히 1월4일에는 문씨의 부산상고 동문인 모은행 간부 김정민씨와 고교 후배 홍모씨 등 2명과 함께 노 대통령의 명륜동 자택을 찾아가 노 대통령 부부와 점심을 같이 했으며, 4월초에는 김정민씨 등과 청와대로 찾아가 노 대통령, 양길승 당시 청와대 제1부속실장 등과 함께 청와대 경내를 둘러보고 함께 식사를 했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 조사과정에서 썬앤문그룹 김성래(53ㆍ여ㆍ구속) 전 부회장은 문씨와 함께 2002년 12월 7일 오전 김해관광호텔에서 노 후보를 만난 자리에서 문씨가 자신이 들고있던 현금 쇼핑백을 건네받아 노 후보에게 직접 줬다고 진술한 사실도 밝혀져 큰 파장이 예상된다.

이는 노 후보와 함께 있던 수행비서 여씨가 문씨로부터 돈을 건네받았다는 검찰 수사결과와 배치되는 것.

하지만 문씨는 "노 후보에게 직접 주려고 하자 노 후보가 여씨에게 주라고 해서 옆에 있던 여씨에게 줬다"고 진술했으며, 당시 현장에 있었던 김정민씨는 "처음부터 문씨가 여씨에게 줬다"고 진술하는 등 당시 참석자들의 진술이 모두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청와대 윤태영(尹太瀛) 대변인은 "경선 당시 5000만원을 받았다는 부분은 우리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지난번 검찰 발표때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 며 "적법하게 영수증 처리됐기 때문에 다시 문제가 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윤 대변인은 "당시 이인제 대세론 때문에 어려웠고, 유일하게 부산상고 동문에게 도움을 받은 것으로 절차에 하자가 없다"면서 "노 대통령과 문회장의 1월과 4월 식사자리에 대해서는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여택수씨가 돈을 받았을때 노 대통령이 함께 있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윤 대변인은 "우리가 확인한 바와 다르며 특검 수사가 있기 때문에 거기서 검증될 것"이라고만 설명했으며 "이병완 수석이 썬앤문 관련해 감세청탁을 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유리한 것만 밝히고 불리한 것은 밝히지 않는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지적에 대해서는 "어떤게 유리한지 불리한지 판단하지 않고 있으며, 나름대로 알고 있는 정보를 가지고 애기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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