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6자회담 '충실한 준비' 필요"

  • 입력 2004년 1월 5일 15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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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없이 끝난 것은 미국의 그릇된 자세 때문" 주장

북한은 6자회담이 재개되려면 미국 등 관련국들의 충실한 준비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노동신문은 5일 논평을 통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준비사업'이 어떻게 진행되는가에 따라 회담이 빨리 열릴 수 있고 연기되거나 파탄될 수 있다면서 "지금이야말로 6자회담 재개 준비를 잘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지난 시기 대화와 협상들이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성과 없이 끝나곤 한 것도 미국의 그릇된 자세와 입장 때문이었다"고 화살을 미국에 돌렸다.

신문은 이어 "6자회담이 재개되는가 못 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준비사업에 달려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새해 벽두부터 6자회담의 '준비사업'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아직은 회담이 열릴 만한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뜻으로 풀이되며, 이는 1월 중 회담 재개가 어려울 것이라는 일각의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나종일(羅鍾一) 국가안보보좌관은 5일 "지난해 12월 (6자) 회담이 무산된 이후 회담 자체를 여는데 어려움이 있었다기보다는 개최될 경우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 위한 의견조절이 문제였다"면서 "1월은 좀 힘들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북한은 이미 6자회담 재개에 조급해하지 않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바 있다.

노동신문은 지난해 12월 15일 논평을 통해 '선 핵 포기'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미국에 불만을 드러내면서 "미국은 문제해결을 의도적으로 지연시켜 딴장(딴청)을 보려는 것 같다"며 "시간을 끄는 것은 공화국(북)에도 나쁠 것이 별로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북한은 회담 준비와 관련, '첫 단계 행동조치'를 합의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져야 하며, 이는 곧 6자회담의 기본 출발점이자 핵심사항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첫 단계 행동조치란 북한이 핵 활동을 동결하는 대신 미국은 테러 지원국 명단에서 북한을 빼고, 대북 정치 경제 군사적 제재와 봉쇄 철회, 중유와 전력 지원 같은 대응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동신문은 이와 관련, "뽈(공)은 미국측에 가 있다"며 "미국이 그 뽈을 어떻게 다루는가에 따라 6자회담 재개에 난관이 조성될 수 있고 밝은 전망이 펼쳐질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팀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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