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에 남은 친지들 걱정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시간도 많이 흘렀고 남한에서 떳떳하게 작가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친지들도 이해해 주리라 믿어요.”
임씨는 1997년 ‘고난의 행군’ 막바지에 아내를 잃고 충격을 받아 탈북한 뒤 중국에서 생활하다 2000년 남한의 품에 안겼다. 그 뒤 4년간 남한 생활을 하며 너무도 다른 남북의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
“갈라진 민족이 다시 가까워지려면 서로 같은 점도, 다른 점도 알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저 같은 ‘경계인’이 그 일을 해야죠.”
이미 많은 탈북자 수기가 나와 있지만 임씨의 책은 좀 특별하다. 북한의 작가 출신이 쓴 책이라는 점도 그렇고, 북한의 현실을 단순히 소개만 한 것이 아니라 한 주제에 대해 북한과 남한의 모습을 중립적으로 서술한 점도 그렇다. 그렇게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비교된 소재는 남북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뿐 아니라 가족관계 남녀관계 등 대단히 다양하다.
임씨에 따르면 양측의 왕래가 자유로워지면 남한 남자와 북한 여자의 친화력이 상대적으로 클 듯하다. 북한은 남녀평등을 부르짖지만 실제 남편들은 지극히 가부장적인 데에 반해 남한의 남성들은 친절하고 자상해 보이기 때문이라는 것. 책의 제목에 대해 임씨는 “북한 인민은 순수하지만 자유와 인권, 배불리 먹고살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데 반해 남한 사람들은 잘살지만 경쟁과 물질에 매몰되는 경향이 크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관계에 대해서도 남북 주민의 생각이 다르다고 임씨는 주장한다.
“북한 주민들은 남한과 더불어 잘살기를 원하지만 남한 주민들은 못사는 북한을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습니다.”
현재 경남대 북한대학원에서 공부하며 탈북실업인회 회장을 맡고 있다. 저서를 내면서 출판사 ‘통일도서’(http://cafe.daum.net/xhddlf1004)도 차렸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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