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北 핵폐기, 盧 정부도 단호해야

동아일보 입력 2003-12-11 18:51수정 2009-10-10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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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2차 6자회담의 연내 개최 가능성이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 한국 미국 일본이 6자회담 재개를 위해 공동 문안을 마련해 북한에 전달하기는 했으나 북한의 ‘핵동결’과 미국의 ‘핵폐기’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한쪽이 양보하지 않는 한 타협은 어려워 보인다. 대외 현안 가운데 가장 큰 숙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해를 넘기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앞으로 얼마를 더 소모적인 핵문제에 매달려야 한다는 것인가.

이쯤에서 정부의 북핵 대책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정부가 가능한 한 빨리 핵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갖고 있으며, 당사자로서 합당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 반성해야 한다. 안보 불안을 해결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정부는 국민으로부터 무능하다는 질책을 받을 수밖에 없다.

미국의 핵폐기 요구는 새삼스러운 게 아니다. 한미 양국은 이미 정상회담 등을 통해 북핵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방식’으로 폐기할 것을 여러 차례 촉구했다. 미국의 강경방침이 6자회담 재개를 가로막는 걸림돌이라는 우리 사회 일각의 잘못된 인식은 혼란을 가중시킬 뿐이다. 회담 재개를 어렵게 하는 국가는 미국이 아니라 북한이다. 핵 활동 동결과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 해제, 각종 제재와 봉쇄 철회, 중유 등 에너지 지원을 교환하자는 북한의 주장은 한미가 설정한 목표와는 현격한 차이가 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북한의 제의를 거부한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정부의 갈 길은 단호한 대응이다. 장기화되는 핵문제에 대해 위기감을 느끼고 모든 채널을 통해 북한의 핵 포기를 촉구해야 한다. 정부가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면 목표 달성은 어려워진다.

더구나 미국은 내년 1월부터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 접어든다. 우리가 단호하지 않으면 북핵 문제가 미 대선후보들에 의해 휘둘릴 가능성도 있다. 미 대선의 향방에 따라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정부는 확실하게 방향을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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