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썬앤문회장 억대 대선자금 전달 “불법” 못박아

입력 2003-12-03 18:50수정 2009-09-28 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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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앤문그룹 압수수색 검찰은 대통령 측근비리와 관련해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썬앤문그룹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연합
검찰이 3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고교 후배인 문병욱 썬앤문그룹 회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전격 소환하고 노 대통령의 오랜 후원자인 강금원(姜錦遠) 부산 창신섬유 회장을 구속하는 등 대통령 측근비리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문 회장이 지난해 대선 때 노무현 캠프와 한나라당에 불법 대선자금을 전달한 단서가 포착돼 수사의 파장이 한나라당에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문 회장은 1997년 서울 강북의 빅토리아호텔과 경기 이천시의 미란다호텔을 바탕으로 썬앤문 그룹을 설립한 뒤 인천 송도비치호텔과 서울 강남 뉴월드호텔을 인수한 인물.

검찰은 썬앤문그룹이 전달한 대선자금이 통상적인 정치자금이 아니라 로비와 관련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검찰이 문 회장을 소환하면서 그가 전달한 억대의 대선자금을 ‘불법’이라고 못 박고 있는 점도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한나라당이 제기한 문 회장의 ‘권력실세에 대한 95억원 전달설’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이 회사에서 비자금이 조성돼 정치권에 전달된 단서는 포착된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문 회장에게서 돈을 전달받은 정치인들이 소환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이며 만일 이들 정치인이 문 회장의 돈을 소속 정당에 전달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유용한 사실이 드러나면 형사처벌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또 강 회장을 구속하면서 강 회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집중적으로 캐고 있다.

강 회장은 노 대통령이 운영한 장수천의 대표를 지낸 선봉술씨에게 최소 3억원을 전달했으며 지난해 회사에서 빼낸 13억원 중 일부는 노 대통령의 후원회장을 지낸 이기명(李基明)씨의 경기 용인시 땅을 사들이는 데 사용됐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수사 결과.

따라서 강 회장이 선씨에게 건넨 3억원과 용인 땅 매입에 투입된 돈 중 일부는 노 대통령을 위해 제공된 정치자금으로 결론 날 가능성이 있으며 그럴 경우 노 대통령이 직접 해명해야 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강 회장은 구속 수감 직전 “가슴에 모두 묻고 간다”며 “내가 속죄양이 됐으니 이래서 분이 풀렸다면 정치권도 화해하고 나라를 위해 일해 달라”고 ‘뼈 있는’ 말을 했다.

이와 함께 선씨가 노 대통령의 고교 선배인 이영로(李永魯)씨가 갖고 있던 SK비자금 1억원을 받은 사실까지 드러나는 등 측근비리 수사에 가속도가 붙은 상황이다.

이 같은 검찰의 행보는 국회 재의결이 예상되는 ‘측근비리 특검법’을 무력화하기 위한 시도라는 시각도 있다.

한 법조계 인사는 “지난해 대선 당시 부산 선대위 회계책임자로 선거자금 관리를 총괄했을 가능성이 큰 최도술 전 대통령총무비서관에 대한 수사가 수많은 의혹에도 불구하고 개인비리를 넘지 못하고 있다”며 검찰 수사의 한계를 지적했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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