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한은총재 "개성공단이 한국경제 돌파구"

  • 입력 2003년 11월 20일 17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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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朴昇·사진) 한국은행 총재는 20일 “5∼10년 뒤에도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5%를 유지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며 한국경제는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위기국면”이라고 경고했다.

박 총재는 이날 오전 한국경제신문 밀레니엄 포럼에 참석해 “장기 성장에 가장 중요한 부분은 설비투자인데 아직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한국은 현재 고임금 현상과 중국의 부상, 개방혁명 등 3가지 충격이 겹쳐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임금은 경쟁국가인 대만 홍콩 브라질 등에 비해 높고 중국이 저비용 구조와 날로 발전하는 기술력을 토대로 한국을 추격하고 있으며 개방혁명으로 경쟁력 없는 기업들은 퇴출 위기에 있다”고 진단했다.

박 총재는 위기국면을 극복하기 위해 △부동산 투기억제 △교육기회의 평등 등을 통한 서울, 강남 집중 차단 △노사문제 개혁 △정치 혁신 등으로 사회적 고비용, 저효율 구조 등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개성공단은 한국경제의 장기적인 성장을 보장할 수 있는 돌파구가 될 수 있다”면서 “노동집약적 산업을 중국이나 베트남 대신 개성공단으로 이전해 북한에 일자리와 소득을 창출, 통일에 대비하고 한국경제 구조조정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총재는 “경기가 상당히 좋아지는 것을 확인한 후 금리를 올릴 것이며 금리가 오르면 가계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충격이 가지 않도록 정책을 운용할 것”이라고 말해 금리인상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환율정책과 관련해 박 총재는 “미 달러화 가치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에 대해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면서 “어떠한 경우에도 수출이 경제성장을 뒷받침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환율을 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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