럼즈펠드, 盧대통령에 한국말로 “안녕” 좌중웃음

  • 입력 2003년 11월 17일 18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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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17일 “이라크에서 최근 미국이 어려움에 처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최선을 다해 이라크가 민주질서를 존중하는 사회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며 이라크가 다시 무정부 상태로 돌아가면 안 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이날 오후 4시부터 40분간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과 면담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윤태영(尹太瀛)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이라크 추가 파병 결정과 관련해 “어려운 결정이었음을 잘 알고 있다. 노 대통령의 결정을 존중하고 감사한다”고 말했고 노 대통령은 이에 사의(謝意)를 표명했다.

주한미군 재배치 문제와 관련해 럼즈펠드 장관은 “용산기지 이전문제는 계속 협상해 12월까지 결론을 내릴 것”이라면서 “우리의 목표는 한반도의 평화유지인 만큼 어떤 결론이 나더라도 한반도의 전쟁억지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노 대통령은 “한국은 지속적으로 미국의 도움이 필요하고 한미관계의 발전은 남북평화구조 정착에 기여할 것”이라며 “일본 중국 북한 등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도 미국의 역할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5월 노 대통령이 방미했을 때 ‘앞으로 10년 동안 자주국방의 능력을 갖춘 나라로 만들겠다’고 입장을 밝힌 점을 거론하면서 “이것은 적절한 목표이며 양국이 합심해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나도 같은 생각이다”고 화답했다.

노 대통령은 미국의 대한(對韓) 방위공약에 대해 “여러 가지 전략적 개념이 바뀌고 군사적 능력도 바뀌고 있기 때문에 정치적 측면에서 방위공약은 지속적으로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주한미군이 여러 불편을 감수하면서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면서 “되도록 빠른 시간 내에 그런 불편이 없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 미국측에서 토머스 허버드 주한 미 대사와 리처드 마이어스 미 합참의장, 토머스 파고 태평양사령관, 리언 러포트 한미연합군사령관 및 피터 로드먼 미 국방부 국제안보 차관보 등이 참석했고 한국측에선 조영길(曺永吉) 국방부 장관과 한승주(韓昇洲) 주미대사, 나종일(羅鍾一) 대통령국가안보보좌관, 반기문(潘基文) 대통령외교보좌관, 김희상(金熙相) 대통령국방보좌관 등이 참석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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