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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10월 16일 19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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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신임 정국의 격랑에 휩싸인 이번 총선은 민주당의 분당으로 촉발된 ‘신(新)4당체제’로 치러진다는 점에서 최근 그 어느 선거보다 격전이 예상된다. 당장 재신임 국민투표의 성사 여부가 총선의 향배에 큰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대로 12월 15일을 전후해 국민투표가 성사된다면 그 결과가 총선 판세의 주요 ‘가늠자’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신임 국민투표의 불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오히려 내년 선거의 주된 이슈는 ‘재신임 여부’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노무현 정권의 실정과 비리’ 문제를, 신당은 ‘낡은 정치세력과 신진 정치세력’의 대결 구도를 이슈화해 기선잡기에 나설 태세다.
각 당은 정치개혁을 화두로 한 ‘포지티브’ 경쟁과 ‘참신하고 젊은 피’ 수혈을 위한 물갈이 작업에 과거 어느 때보다 더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상향식’ 공천의 관문을 뚫기 위한 총선 예비후보자들의 발걸음도 바빠지고 있다.》
▼젊은 피 vs 기성정치인▼
정치 신인들의 도전과 한나라당의 아성인 영남권 공략에 나선 노무현 대통령 측근들의 승부가 주요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노 대통령 측근들의 도전=지역별로 중량급 인사와 젊은 신진 인사를 병행 투입한다는 전략이다.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경남 남해-하동에 출마해 한나라당 박희태 전 대표와 맞대결을 벌인다. 이강철 전 민주당 대구시지부장 내정자는 대구 동구에서 한나라당 강신성일 의원에게 도전장을 냈다. ‘부산 386 3인방’으로 불리는 정윤재(사상) 최인호(해운대-기장갑) 송인배씨(경남 양산)는 각각 한나라당 권철현, 서병수, 나오연 의원과 일전을 겨룬다.
안희정 전 민주당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은 충남 논산의 자민련 이인제 총재권한대행에게 도전한다. 경기 부천 소사에선 한나라당 김문수 의원과 김만수 전 청와대 춘추관장의 맞대결 여부가 관심사다. 이태일 전 동아대 총장은 부산 서구나 사하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연말 내각 개편시 영남 출신 장관급 인사의 투입도 예상된다.
▽세대교체 바람 불까=한나라당 내에선 공천 과정에서 텃밭 물갈이 여부가 주목된다.
이회창 전 총재의 핵심 브레인인 유승민 전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장이 대구 남구나 수성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고, 신동철 당 부대변인도 대구 남구의 현승일 의원과 공천 경합을 벌인다. 최구식 국회의장공보수석비서관은 분구가 예상되는 경남 진주에 출사표를 냈다.
한나라당 김정훈 대표실 부실장은 부산 해운대-기장을과 수영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고 황준동 대표특보는 같은 당 도종이 의원이 버티고 있는 부산진을에, 부산 미래연대 공동대표 유기준 변호사는 부산 남구 혹은 수영구에 각각 도전장을 낼 태세다. 노창동 굿모닝 부산이사장은 부산 금정구에서 4선의 김진재 의원과 일전을 겨룰 태세다. 또 한나라당 조해진 부대변인과 김훈식 대표특보는 경남 밀양의 김용갑 의원에게 도전장을 냈다.
김수한 전 국회의장 아들 성동씨(한나라당)는 관악을에서 통합신당의 중진인 이해찬 의원과 맞붙는다. 또 이동진 전 의원의 아들 승엽씨(민주당)는 서울 동작갑에서 한나라당 서청원 전 대표에게 16대에 이어 도전장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훈 대표실 부실장은 부산 해운대-기장을과 수영을 놓고 저울질 중이며 황준동 대표특보는 도종이 의원의 부산진을에, 조해진 부대변인과 김훈식 대표특보는 경남 밀양의 김용갑 의원에게 각각 도전장을 냈다. 김수한 전 국회의장의 아들 성동씨는 서울 관악을에서 통합신당 중진인 이해찬 의원과 맞붙는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민주 vs 신당 ‘복수혈전’▼
내년 총선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한솥밥을 먹던 민주당과 통합신당간에 벌어질 ‘혈전’이다.
일단은 민주당이 공세적이다. 전국구인 윤철상, 조재환 의원이 각각 신당의 김원기(전북 정읍), 신기남 의원(서울 강서갑)과 한판 승부를 벼르고 있다. 유종필 대변인이 이해찬 의원(서울 관악을)을 상대로, 김철근 전 국회정책연구위원 등이 김성호 의원(서울 강서을)에게 도전장을 냈다.
또 장영달 의원(전주 완산)에게는 이무영 전 경찰청장이, 정동채 의원(광주 서)에게는 조기선 전 광주고검 형사부장 등이 출마를 선언했다. 천용택(전남 강진 완도), 이강래 의원(전북 남원)의 지역구에서는 각각 황주홍 건국대 교수와 조찬형 전 의원 등이 맞붙을 태세다.
민주당에서는 김대중 정부 때 고위 관료를 지낸 인사들의 영입을 추진해 신당 거물지역에 내보내려는 ‘표적 공천’ 움직임도 일고 있다. 김근태(서울 도봉갑), 정동영(전주 덕진) 의원의 지역구에도 거물급 인사를 공천한다는 계획이다.
신당도 이에 맞서 전현직 고위 관료를 접촉하는 등 맞불카드를 준비 중이다. 민주당 김경천 의원(광주 동)에게는 노무현 후보 특보를 지낸 염동연씨의 출마설이 흘러나오고 있고, 유용태 의원(서울 동작을)에게는 홍성범 전 민주당 부대변인 등이 도전할 채비를 하고 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단체장 vs 현역의원들▼
내년 총선에는 지방자치단체장들의 도전이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특히 3선 연임 제한 규정에 걸린 단체장들은 현역 의원들과의 맞대결도 불사할 태세다.
서울에서는 강동갑의 통합신당 이부영 의원에게 한나라당 공천을 원하는 김충환 강동구청장이 도전한다. 3선 연임 규정에 걸린 같은 당 소속 조남호 서초, 권문용 강남구청장도 지역구 출마를 노리고 있다.
민주당 소속 재선인 김희철 관악구청장은 민주당 이훈평 의원(관악갑) 또는 통합신당 이해찬 의원(관악을) 중 1명과의 결전을 준비 중이다.
같은 당 소속 김동일 중구, 고재득 성동구청장은 각각 통합신당 정대철 임종석 의원과 맞붙을 가능성이 크다.
대구에선 이명규 북구청장이 한나라당 박승국 의원(북구갑) 또는 안택수 의원(북구을)에게 도전할 태세다. 또 임대윤 동구, 황대현 달서구청장도 출마 예정인데 해당 지역구가 분구될 가능성이 있어 현역 의원과 맞붙을지는 미지수다.
경기에선 김선기 평택시장이 한나라당 원유철 의원(평택갑) 혹은 통합신당 정장선 의원(평택을) 중 1명에게 도전장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에선 무소속의 박팔용 김천시장이 한나라당 임인배 의원과의 결전 채비를 갖추고 있다.
대전에선 심대평 충남지사(자민련)가 중구에 출마해 한나라당 강창희 의원과의 일전을 강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임영호 동구, 오희중 대덕구, 이병령 유성구청장이 각각 한나라당 이양희, 개혁신당 김원웅, 통합신당 송석찬 의원과 맞대결을 벌일 예정이다.
민주당은 전북지역에 자치단체장보다 진념 전 경제부총리, 신건 전 국가정보원장, 이무영 전 경찰청장 등 중량급 전직 관료를 내세울 전망이어서 ‘단체장 대 의원’ 대결은 많지 않을 전망이다.
3선인 김세웅 무주군수는 통합신당 정세균 의원에게 도전장을 낼 가능성이 있다. 한편 3선인 김혁규 경남지사는 현재까지는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지만 그의 거취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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