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상회담 "북, 日 배제발언 유감"

  • 입력 2003년 10월 8일 15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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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국가연합(ASEAN)+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인도네시아를 방문 중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8일 발리 하얏트 호텔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2차 6자회담의 조기 개최와 가시적인 회담 성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양국이 긴밀하게 협력하기로 했다.

이날 회담에서 노 대통령은 전날 북한이 6자회담에서 일본의 배제를 주장한데 대해 "이는 적절하지 않은 조치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북핵문제는 동북아 전체 지역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만큼 포괄적으로 해결돼야 하고, 이런 점에서 일본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일축했다.

노 대통령은 또 "6자회담의 진전을 위해서는 한미일 3국의 공조가 긴요하다"고 밝혔고, 고이즈미 총리는 "6자회담을 통한 평화적 해결이 북한에게도 이익이 된다는 점을 북한이 잘 알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에 앞서 노 대통령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에너지와 식량 위기로 심각한 고통을 겪고 있는 북한이 신속하게 유리한 결과를 얻어내기 위해 모험적인 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는 긴장과 위험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시간이 없는 편이다"고 북핵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강조했다.

회담에서 고이즈미 총리는 지난해 9월 북-일 평양선언에 따라 일본인 납치 문제와 북한 핵 및 미사일문제를 해결해서 북한과의 국교정상화를 실현하는 게 일본 정부의 기본방침임을 재확인했으며, 이에 노 대통령은 "북-일간 대화가 조속히 재개돼 이들 현안이 원만히 해결되기를 기대한다"고 답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이라크 파병에 관한 일본 내의 동향을 물었고, 고이즈미 총리는 "미일간 동맹관계와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 등을 고려해 자위대 파견 시기와 파견지역을 신중히 검토중이다"고 밝히는 등 의견을 나눴다.

양국간 현안과 관련해 고이즈미 총리는 "한일간 비자면제협정은 가능한 한 서로 만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향적인 조치를 시사했고, 우리 정부의 일본 대중문화 개방에 감사한다는 뜻을 밝혔다. 두 정상은 정치 안보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미래지향적 관계를 구축한다는 데에도 의견을 같이 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발리 국제컨벤션센터에서 ASEAN 10개국 정상과 회담을 갖고 △경제 통상문제를 협의할 한-ASEAN 경제장관회의 신설 △한-ASEAN 간 자유무역협정(FTA) 문제를 연구할 전문가그룹 구성 △2004년 한-ASEAN 공동선언 채택 추진 △연간 1000명 규모의 개발협력단 파견 등을 제안했다.

발리=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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