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민주당 張대표 “宋씨 친북행위, 민주화 운동 욕되게 해”

  • 입력 2003년 10월 3일 19시 09분


코멘트
장기표(張琪杓·사진) 사회민주당 대표가 ‘송두율(宋斗律) 파문’과 관련하여 송씨의 솔직한 반성과 친북 운동권 세력의 각성을 촉구하고 나섰다.

장 대표는 2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민주화운동을 욕되게 한 송씨가 기자회견에서 보인 태도는 제대로 된 반성이 아니었다”라며 송씨의 기회주의적 처신을 비판했다.

1966년부터 학생, 노동운동 등 민주화운동에 헌신해온 장 대표는 “여러 차례 징역살이를 했는데 그때마다 공안당국이 내건 죄목은 ‘북한을 이롭게 했다’는 것”이라며 “결국 송씨 같은 사람 때문에 그런 음해를 당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마산공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온 장 대표는 서울대생 내란음모사건(1972년), 김대중 납치사건 규탄 및 유신독재 반대(1973년), 청계피복노조사건(1977년), 김대중 내란음모사건(1980년), 5·3인천대회 주도(1986년) 등으로 무려 5차례에 걸쳐 장기 복역했다.

특히 장 대표는 1970년 전태일 분신자살사건을 계기로 학생운동가에서 노동운동가로 변신하면서 민주화운동의 범위를 넓힌 것으로 평가받아 왔다.

장 대표는 “송씨가 1973년 북한 노동당에 입당했다는 사실은 그 당시 상황에서 이해한다고 해도 그 뒤로 북한의 비참한 현실을 보고도 입장을 수정하지 않은 것은 용서받을 수 없다”며 “결과적으로 송씨는 한국의 순수한 학생과 지식인들에게 엄청난 해악을 끼쳤다”고 비판했다.

한국의 민주화운동은 세계시민사회의 보편적 가치인 ‘자유 평등 인권’의 신장을 위한 것이지만 송씨의 통일운동은 결과적으로 ‘북한 노동당’의 남한 적화를 돕는 일에 불과했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장 대표는 “송씨는 북한 주민들이 저렇게 못사는데 어떻게 10여만달러의 돈을 받아 쓸 수 있었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송씨의 부도덕성을 강하게 질책했다.

또 장 대표는 “주사파들이 나를 미워하고 있지만 그들은 한국사회에서 북한과 연계된 운동은 전체 민주화운동을 어렵게 한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송씨 사건은 구렁이 담 넘어가듯 처리돼선 안 된다”고 못 박았다.

자유와 평등을 위한 민주화운동과 노동당의 적화통일운동은 이 기회에 분명히 구분돼야 하며 진보를 자처하는 세력들도 적화통일세력과 분명히 선을 긋지 않을 경우 국민들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

한편 KBS의 송씨 미화 프로그램 방영에 대해 장 대표는 “KBS가 독일 현지에까지 가서 송씨 집의 꽃을 화면에 담아오는 정성까지 보인 것은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라며 “송씨가 도대체 민족통일을 위해 무슨 기여를 했다고 KBS가 그런 프로그램을 기획 방영했는지 모르겠다”고 개탄했다.

장 대표는 “최소한 KBS는 국가정보원의 조사결과를 지켜본 뒤 프로그램 방영여부를 결정했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임규진기자 mhjh22@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