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국정감사]金부총리 “3%성장 달성 믿는 근거 뭐냐”

  • 입력 2003년 9월 29일 18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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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재정경제부에 대한 국회 재경위 국정감사에서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경기 침체의 원인과 이에 대한 정부 대응책에 질의의 초점이 모아졌다.

특히 이날 국감에서는 여야 할 것 없이 최근 우리 경제가 바닥에 떨어진 주요 원인이 잇따른 정책 혼선과 반(反)기업적 정서 때문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안택수(安澤秀·한나라당) 의원은 “현재 경제가 확실한 위기상황에 처해 있는데도 재경부는 위기불감증에 빠져 뒷짐만 지고 있다”며 “재경부는 위기관리 능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무(無)비전 무대책 무능력의 ‘3무 부처’로 전락했다”고 질타했다.

이완구(李完九·한나라당) 의원은 “국내외 모든 경제분석 전문기관들이 올해 3% 성장이 어렵다고 하는데 재경부만 3% 성장 달성이 가능하다고 믿는 근거가 무엇이냐”고 따졌다. 정부는 작년 말부터 올해 5% 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해오다 이후 점차 예상 성장률을 낮춰왔으나 최근까지도 3% 성장은 달성할 수 있다고 밝혀왔다.

박병윤(朴炳潤·민주당) 의원은 “경제가 이처럼 총체적 위기상황에 빠진 것은 정부가 중국 홍위병처럼 개혁만을 만병통치약처럼 외치고 있기 때문”이라며 “지금 시점에서 최고의 개혁은 경제 살리기”라고 강조했다.

강봉균(康奉均·민주당) 의원도 “경제의 최우선 순위는 민간기업의 투자 활성화”라며 “노사불안을 없애고 출자총액제한제도를 내년 1월 1일부터라도 철폐하겠다는 정부측 결단이 필요하다”고 가세했다.

사실상 여당인 통합신당 소속 임종석(任鍾晳) 의원조차 “기업투자 위축이 경제 침체의 주요 원인인데 이는 정책의 일관성 및 리더십 부재와 노사갈등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기업을 살리기 위해 법인세율 인하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임 의원은 그동안 법인세 인하에 부정적이었다.

답변에 나선 김진표(金振杓)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올해 연간 3% 성장을 달성하기 어려운 여건인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하지만 정부마저 비관론에 빠져 있으면 경제가 더 어려워진다”고 대답했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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