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갑 前대표 “권력이 뒷조사…불안해서 전라도 못가겠다”

  • 입력 2003년 9월 24일 18시 48분


민주당 한화갑(韓和甲.사진) 전 대표가 24일 “권력이 나를 뒷조사하고 있다”며 공권력을 동원한 노무현(盧武鉉) 정부의 ‘정적(政敵) 탄압’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S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나는 이미 야당이다. 22일 전북 군산에 가서 점심을 먹는데 기관원들이 식당주인에게 전화를 해서 누가 예약을 하고 누가 밥값을 내는지 전부 확인하더라”며 “불안해서 전라도 땅도 못 가게 생겼고 잘못하면 유신시대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노 대통령이 당선시켜준 당을 버리고 쪼개는 것은 조강지처를 버리는 것과 같은 배신행위요 배은망덕”이라며 “청와대에서 한화갑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가에 대해 온갖 얘기들이 오가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한 전 대표측은 실제 친노(親盧) 신당파의 분당 강행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 5월 이후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 듯 각종 정치적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 측근은 “사돈의 팔촌까지 이런 저런 압력을 받고 있다. 한 친척은 최근 아무것도 아닌 일에 검찰조사까지 받았다”며 “지난 정권시절 후원금 모금액 1순위를 달리다가 요즘 후원금이 뚝 끊긴 것도 같은 맥락이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한 전 대표는 “노 대통령의 5월 방미 때 이라크 파병 논의가 있었다는 말도 대미 전문가들에게서 들었다”며 “정부는 솔직하게 알리고 확고한 정책을 갖고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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