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외교 "6자회담 중단될 수도 있다"

  • 입력 2003년 9월 1일 14시 38분


윤영관(尹永寬) 외교통상부장관은 1일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 회담이 중단될 가능성을 전적으로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이날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6자 회담 무용론을 주장하는 북한의 태도를 볼 때, 잘못하면 회담이 중단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한나라당 김용갑(金容甲)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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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앞으로 상황 변화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북한이 어떤 태도로 나오느냐에 따라 (6자 회담 재개 여부가) 좌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2, 3개월 안에 후속 회담이 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공감대가 있지만 구체적 날짜를 정하지 못했고 다른 변수도 있다"며 "우리 정부는 조속한 시일 내에 회담이 재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 외교부가 공식 성명을 통해 '6자 회담 무용론'을 언급한 이유에 대해서도 "그것이 협상용인지, 아니면 다른 의도가 있는지는 지금 단계에선 아무도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이어 "베이징(北京) 6자 회담 중 북한이 '핵 보유국 선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한 것을 (정부측이) 협상 전략용으로 평가하는 것이 옳으냐"는 질문에 대해 "나는 그런 평가를 한 적이 없다"며 "북측 발언은 당장 그렇게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이러이러한 전제 때문에 이러이러 할 수도 있다는 것이었으나, 외신이 앞 부분을 제외하고 보도했다"고 말했다. 북측의 핵 보유 관련 발언은 '선언형'이 아닌 '조건형'이라는 점에서 당장 현재의 위협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편 6자회담 수석대표인 외교통상부 이수혁(李秀赫) 차관보는 이날 KBS1, SBS, 교통방송 라디오 프로그램에 잇따라 출연해 "북한이 차기회담에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선(先) 핵폐기 주장에 대해 한치의 변화도 없다고 북한이 주장하는 것은 자신의 입장을 부각시키기 위한 수사(修辭)"라며 "미국도 나름대로 방향을 제시하고 과거에 비해 자세한 입장을 밝혔다"고 덧붙였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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