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9월 빅뱅’예고]與신당세력 집단탈당설-野물갈이론

  • 입력 2003년 8월 31일 18시 31분


코멘트
《정치권에 ‘9월 빅뱅론’이 나돌고 있다. 내년 총선이 불과 7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민주당 신당 추진세력의 집단 탈당 가능성, 한나라당의 ‘중진 물갈이론’ 등 정치권의 지각변동과 권력 암투가 본격화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분당 가시화▼

9월 정국의 최대 관심사는 역시 민주당 신당파의 탈당 여부.

1차 분기점은 신당 논의를 매듭짓기 위한 ‘마지막 당무회의’를 소집해 놓은 4일이다. 그러나 전당대회 소집을 위한 대타협 가능성은 희박하고, 강경파 일부가 탈당을 결행할 것이란 관측이 세를 얻고 있다.

또 개혁신당 창당 발기인 대회가 예정돼 있는 7일을 ‘D-데이’로 잡았다는 설도 나오고 있다. 민족 대이동으로 ‘국민적 평가’가 내려지는 추석 연휴(10∼12일)전에 감행해야 하며 이때를 놓치면 국정감사 등 정기국회 일정에 파묻혀 실기하게 된다는 판단에서다. 정대철(鄭大哲) 대표와 김원기(金元基) 고문, 중도파의 김근태(金槿泰) 고문 등이 탈당을 결심하면 상당수 중도파 의원들이 합세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민주당발 정계개편이 현실화할 수도 있다.

물론 이들은 민주당 지지 세력의 분열을 이유로 탈당을 만류하는 입장이다. 강경파 일부가 탈당하고 정 대표 등은 당권을 쥔 채 민주당과 개혁신당의 통합을 도모하는 시나리오도 예상된다.

▼한나라 세대갈등▼

한나라당도 4일 예정된 의원 연찬회를 계기로 ‘60대 퇴진론’을 둘러싼 당내 중진들과 소장파간 갈등이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소장파 의원들이 주축이 된 ‘쇄신모임’은 당장 1일 전체 회의를 열어 공천 물갈이론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계획.

남경필(南景弼) 의원은 “물갈이 기준으로 나이를 거론한 것은 신중치 못했다”고 한발 물러서면서도 “총선 승리를 위해 선배들이 명예로운 용퇴 결정을 내려 당의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5선의 김종하(金鍾河) 의원은 “물갈이 기준은 물리적 나이가 아니라 총선 경쟁력”이라며 “경쟁력이 없다면 젊은 의원들도 물갈이 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중진 물갈이론’은 가장 민감한 공천 문제와 맞물려 있어 ‘생사(生死)’의 불꽃 튀는 결전장으로 비화될 전망이다.

▼김두관 해임안▼

당내 문제와 별개로 9월 정기국회는 초반부터 김두관(金斗官) 행정자치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놓고 시끄러울 전망이다.

한나라당의 경우 특히 김 장관의 해임건의안이 부결될 경우 청와대 5자회담을 거부해야 한다는 주장은 물론 홍사덕(洪思德) 원내총무를 탄핵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홍 원내총무도 31일 “3일 김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에 실패하면 내년 총선은 사실상 끝장”이라고 배수진을 쳤다.

민주당은 김 장관 해임건의안은 부당하다며 막겠다는 입장이지만 정대철 대표는 ‘물리적 저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장관 해임건의안이 처리될 경우 정부와 국회의 관계는 훨씬 더 얼어붙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클릭하면 큰 이미지를 볼 수 있습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