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南 사죄 안하면 남은 경기 불참”

  • 입력 2003년 8월 26일 1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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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유니버시아드에 출전하고 있는 북한 선수단이 보수단체의 시위가 재발했다며 남측 당국의 사죄와 주동자 처벌 등의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더 이상 대회에 참가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극만 북한 선수단 총단장은 26일 오후 유니버시아드 미디어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보수단체의 시위가 다시 일어났으며 북한 응원단 숙소에 불순분자들이 침입했다”고 주장한 뒤 “책임 있는 남측 당국의 공식 사죄와 주동자 처벌, 신변안전 보장, 재발 방지 등이 실현되지 않는다면 우리 선수단, 응원단이 대회에 더는 참가하기 어렵다는 것을 다시 한번 천명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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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총단장은 “남측의 우익 보수분자들이 북측을 모독하고 최고 수뇌부를 헐뜯은 24일의 사태에 이어 오늘 오전에는 대구월드컵경기장 보조훈련장 주변에서 훈련하던 북한 마라톤 선수들에게 방송차까지 동원해 헐뜯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응원단이 숙식하는 대구은행 연수원에 불순분자들이 침입해 사품을 뒤지고 여성을 희롱하는 불순한 글들과 화투장을 트렁크와 침대 속에 밀어 넣는 사건이 발생했다”며 “이 때문에 여성 응원단은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아 휴식도 하지 못하고 있으며 응원도 나갈 수 없게 됐다”고 덧붙였다. 전 총단장은 “이는 남측 당국과 대회조직위가 사태를 바로잡을 능력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응원단은 이날 오후로 예정됐던 여자 축구팀의 멕시코전과 남자 배구팀의 미국전 응원을 돌연 취소했다.

한편 대회조직위측은 이날 오전 11시35분쯤 광주에서 온 모 교회 신도 3명이 보조구장 주변에서 확성기로 북한을 비난하는 구호를 외치고 유인물을 뿌리다 경찰에 연행됐다고 밝혔다. 조직위는 또 안전요원들이 대구은행 연수원 통로 등을 지키고 있어 외부인이 방으로 들어갈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박상하 조직위 집행위원장은 “북측의 주장 가운데 현실성이 떨어지는 대목이 있다. 현 시점에서 북한이 선수단을 철수시키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풀이했다.

대구=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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