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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8월 18일 18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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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내세운 불참 이유는 과연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이 될 자격을 갖추었는지 의심하게 한다. 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반핵 반김 8·15 민족대회’를 문제 삼으면서 우리 정부의 공식적인 사죄를 요구했다. 민주국가인 남한의 민간행사를 획일화된 북한의 잣대로 재단해 매도하는 것은 공연한 트집이다. 우리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표현을 국제 체육행사 불참 빌미로 삼는 것은 억지라고 할 수밖에 없다.
북한은 ‘초보적인 안전마저 담보돼 있지 않은’ 대구에 선수와 응원단을 보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북한 당국은 북한 선수들이 참가했지만 완벽하게 진행됐던 지난해 10월 부산 아시아경기대회를 벌써 잊었다는 말인가. 북한 선수단의 체재비용을 부담하는 등 정성어린 환대 준비를 하고 있는 대구 시민과 유니버시아드 조직위원회의 배려를 이런 식으로 갚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북한은 이번 대회 슬로건이자 유니버시아드 이념인 ‘하나가 되는 꿈(dream for unity)’을 깨뜨리려 하고 있다.
정부는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 우리가 북한에 사죄할 일이 무엇이란 말인가. 유니버시아드 불참은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불신을 깊게 할 뿐이라는 사실을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아도 북한은 너무 자주 약속을 어기고 있다. 남남갈등을 조장하려는 북한의 전술에 말려들거나 끌려가서는 안 된다. 정부가 할 일은 당당하게 대회 참가를 촉구하는 것이다. 북한이 분별없는 주장을 계속한다면 ‘북한 없는 대회’를 준비하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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