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신문사 상대 소송제기]의원들 盧 언론소송 질타

  • 입력 2003년 8월 13일 18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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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국회 긴급현안질문에서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대 언론 소송에 대한 우려도 중점적으로 제기됐다. 특히 이날 노 대통령이 친형 및 주변인사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제기한 한나라당 김문수(金文洙) 의원과 이를 보도한 동아 조선 중앙 한국일보에 총 30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는 사실이 전해지자 일부 의원들은 “그게 사실이냐”며 소송 배경에 관심을 집중시켰다.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 의원은 “국가 최고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이제는 언론을 상대로 직접 소송을 하겠다고 한다”며 “축구에 비유하면 노 대통령이 자기 팀의 골문을 막아놓고 남의 골대에만 공을 차 넣겠다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또 “정부 주변에는 ‘한경대’(한겨레 경향신문 대한매일)라는 친노 매체와 정권 나팔수인 KMY(KBS MBC YTN), 그리고 인터넷매체인 OP(오마이뉴스. 프레시안)만 있다”며 “언론이 정부 시책을 비판한다고 대통령이 직접 소송하겠다는 것은 모든 매체를 (북한의) 노동신문 일색으로 만들겠다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같은 당의 이인기(李仁基) 의원은 “국민들이 대통령에 대해 국정 운영을 잘못한다고 민사 소송을 제기한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며 고건(高建) 총리를 향해 “노 대통령이 소송을 취하토록 건의할 생각은 없는가”라고 물었다.

고 총리는 이에 대해 “언론이 잘못 보도한 것에 대해서는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대응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기자 출신인 자민련 정진석(鄭鎭碩) 의원도 “그 바쁜 시간에 장차관을 모두 청와대에 모아 놓고 언론에 대한 적대감을 토로하는 대통령의 모습은 대단히 민망스럽다”며 노 대통령의 언론관을 집중 비판했다.

정 의원은 또 양길승(梁吉承) 전 대통령제1부속실장 향응 파문과 관련, “언론이 청와대를 망신주기 위해 주지육림(酒池肉林)의 향응을 조작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국민들은 출범한 지 6개월도 안된 이 정부를 이제 허탈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임기 5년의 정치 권력에 고개 숙일 신문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며 “노 대통령이 색깔과 코드가 다르다는 이유로 신문에 화를 낸다면, 편향적 이념을 깨기 위한 신문의 펜은 더욱 강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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