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열씨에 정치자금 4억 받았다"

  • 입력 2003년 8월 6일 01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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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몰 굿모닝시티 분양비리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검 특수2부(채동욱·蔡東旭 부장검사)는 5일 검찰에 자진 출두한 민주당 정대철(鄭大哲) 대표에게서 이 회사 대표 윤창열(尹彰烈·구속)씨에게 먼저 정치자금을 요구해 4억원을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그러나 정 대표는 “사업 관련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돈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 순수하게 정치자금으로 쓸 돈이 필요하니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며 “구체적인 액수도 말한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검찰이 지난달 정 대표에 대해 청구한 사전구속영장에 따르면 정 대표는 지난해 윤씨에게 쇼핑몰 건축허가 관련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7억원을 요구해 4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윤씨 외에 다른 참고인들에게서도 정 대표가 대가성이 있는 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뒤 정 대표를 상대로 조사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오후 7시경 정 대표를 돌려보냈으며 신병처리 문제는 국회에 계류 중인 체포동의안의 처리결과를 지켜본 뒤 결정하기로 했다.

검찰은 이날 정 대표를 상대로 윤씨에게서 4억원 외에 추가로 돈을 받았는지에 대해 조사했다. 검찰 관계자는 정 대표에 대한 조사를 마친 직후 “현재까지 대가성 있는 돈이 더 전달됐다는 증거는 확보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날 변호인인 정성철(鄭聖哲) 변호사가 입회한 상태에서 7시간 반 동안 이 사건 주임검사인 여환섭(呂煥燮) 검사의 신문을 받았다.

정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경 민주당 김근태(金槿泰) 이낙연(李洛淵) 천정배(千正培) 송석찬(宋錫贊) 이종걸(李鍾杰) 의원과 유선호(柳宣浩) 전 의원 및 당직자 등 10여명과 함께 서울지검 청사에 도착해 채 부장검사와 20여분간 대화를 나눈 뒤 10층 조사실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정 대표는 조사를 마치고 지검 청사를 나서면서 “(검찰이) 대가성 문제를 주로 물었는데 ‘대가성은 전혀 없었으며 청탁을 받은 적도 없다’고 답했다”면서 “7억원을 요구했다는 터무니없는 주장에 대해서는 검찰이 제대로 묻지도 않더라”고 말했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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