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6음모론 소용돌이]민주당, ‘굿모닝 수사’ 불만 고조

  • 입력 2003년 7월 27일 18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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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386실세들이 민주당 주류 중진들을 겨냥해 검찰의 굿모닝시티 수사에 개입한 의혹이 있다는, 이른바 ‘386 음모론’이 확산되면서 청와대와 검찰의 ‘시니어 그룹’은 도대체 무얼 하고 있느냐는 소리가 민주당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정대철(鄭大哲) 대표가 최근 문재인(文在寅)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 만난 뒤 “문 수석은 검찰의 굿모닝시티 수사상황에 대해 내가 아는 것의 20%도 알지 못하고 있더라”고 말한 것이 발단이다.

정 대표의 한 측근은 “386실세들이 각종 채널을 가동해 검찰과 긴밀히 접촉한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지만 문 수석은 이를 전혀 감지하지 못한 채 ‘검찰 수사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론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이상수(李相洙) 사무총장은 “강금실(康錦實) 법무부장관도 굿모닝시티 수사에 대해 파악하지 않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강 장관도 잘 모르고 있기는 마찬가지라는 얘기였다.

정 대표측은 송광수(宋光洙) 검찰총장이 정 대표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 청구 시기 등과 관련해 “수사 지휘 검찰 간부는 하루라도 빨리 처리하자는 입장이었고 나는 한 번이라도 더 기회를 주자는 입장이었다”며 수사라인과 이견이 있음을 암시한 대목을 주목하고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여권 내 386들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측근이란 점을 십분 활용, 정부 요로에 개인 인맥을 구축해서 비공식 라인으로 국정에 개입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공지의 사실 아니냐”며 “상대적으로 청와대와 당정의 공식지위에 있는 ‘시니어’들은 원칙론에 묶여 제대로 역할을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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