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정부 장관들 나서라”…‘총선 차출’리스트 돈다

  • 입력 2003년 7월 24일 1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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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일각에서 내년 4월 총선에 일부 장관들을 출마시켜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총선 차출 각료 리스트’까지 구전(口傳)으로 나돌고 있다.

현재까지 청와대는 “장관 중에서 총선 출마 희망자가 없다”며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핵심 참모 사이에서는 구체적으로 차출 대상 각료의 이름까지 거론되고 있다.

가장 관심을 끄는 인물은 김진표(金振杓)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한 386 참모는 “김 부총리는 경제장관을 거치지 않고 바로 경제부총리가 된 만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 대한 보은 차원에서라도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부총리가 고향인 수원에서 출마할 경우 100% 당선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박봉흠(朴奉欽) 기획예산처 장관도 고향인 밀양 또는 수도권 출마설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부총리가 출마할 경우 박 장관도 ‘동반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와 박 장관은 행시 13회 동기인 경제관료 출신이다.

노 대통령 대선 자문교수단의 핵심 멤버로 대통령직인수위 간사 출신인 허성관(許成寬) 해양수산부 장관과 권기홍(權奇洪) 노동부 장관도 각각 부산과 대구 출마 가능성이 청와대 안팎에서 거론되고 있다. 검찰 개혁으로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은 강금실(康錦實) 법무부 장관도 차출설이 나돌지만 아직은 ‘설(說)’ 차원에 머물고 있다.

반면 청와대 비서진 중 수석급 이상에서는 아직 출마를 거론하는 사람이 별로 없는 상황이다.

문희상(文喜相) 대통령비서실장과 유인태(柳寅泰) 정무수석비서관은 “총선에 나가지 않는다”고 공언한 상태지만 청와대 내에서는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정찬용(鄭燦龍) 인사보좌관은 “노 대통령에게 5년 동안 청와대에서 일할 수 있도록 건의했다”며 출마 가능성을 일축했다.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 출마를 고사했던 문재인(文在寅) 민정수석비서관의 경우 본인이 거듭 “정치는 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지만 부산에서는 “문 수석이 나와 줘야 부산에 바람이 분다”는 권유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출마를 저울질한 것으로 알려진 이광재(李光宰) 국정상황실장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가 무산되면서 가능성을 접은 상태라는 후문이다.

청와대 내에서는 출마 가능성이 있는 장관들의 경우 8월 말 청와대 인사 때 함께 정리해야 한다는 ‘개각 단행설’이 나오고 있지만 공직자는 선거일 60일 전에만 사퇴하면 되기 때문에 연말 개각설도 나돌고 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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