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특검연장 거부 시사…"마무리할것 마무리해야"

입력 2003-06-22 18:21수정 2009-09-29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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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22일 대북 송금 사건 특별검사팀의 수사 기간 연장 요청을 거부하겠다는 뜻을 시사하고 한나라당이 이에 반발해 법안심의 거부와 새 특검법안 제출 방침을 밝혀 정국이 급랭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날 노 대통령은 “의혹이 있고 밝혀야 할 것은 밝히게 하되 마무리할 것은 마무리하고 새로 나온 것은 새로 조사하는 게 어떨까 싶다”며 기간 연장을 승인하지 않을 뜻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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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노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전에 살던 서울 종로구 명륜동을 방문해 주민들과 배드민턴을 친 뒤 ‘특검을 어떻게 할 거냐’는 한 주민의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변했다.

노 대통령은 “막 뒤범벅이 돼서 끌고 가는 것보다는 마무리할 것은 일단락하고 여기서 불거진 것이나 밝혀지지 않은 것은 따로 또 (조사)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고 말해 특검 수사는 일단 끝내고 특검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150억원 비자금’ 의혹은 검찰에 넘겨 수사토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노 대통령은 23일 오전 특검의 수사 기간 연장 요청 승인에 대한 공식 견해를 밝힐 예정이다.

한나라당 박종희(朴鍾熙) 대변인은 이날 오후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청와대와 민주당이 특검 수사 기간 연장에 반대하는 것은 드러날 진실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며 “노 대통령은 특검을 수용한 원래 정신으로 돌아가서 수사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또 “특검 수사 기간이 연장되지 않는다면 대북 송금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해 새로운 특검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것이다”며 “동시에 정부 법안 중 민생과 관련이 없는 법안 심의를 거부하는 한편 의원총회를 거쳐 국무위원 해임결의안도 추진할 것이다. 이후 정국 경색의 모든 책임은 대통령과 민주당이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21일 오전 청와대에서 송두환(宋斗煥) 특별검사와 조찬회동을 갖고 특검 수사 진척 상황 등을 보고받았다.

이 자리에서 송 특검은 “150억원의 비자금은 특검 수사대상인 ‘관련 사건’으로 판단되고 현실적으로 국민이 의혹을 느끼는 사건이 불거진 이상 특검이 수사를 마무리하는 게 옳다고 본다”며 수사 기간 연장을 요청했다.

송 특검은 또 “특검의 원래 목적인 부당대출과 송금의 대가성 부분에 대해서는 조사가 거의 다 된 상태”라면서 “현재로서는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을 조사할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후 노 대통령은 유인태(柳寅泰)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을 통해 민주당 정대철(鄭大哲) 대표와 김원기(金元基) 고문에게 ‘DJ를 조사할 계획이 없다고 하니 연장을 승인해도 괜찮겠느냐’며 의사를 타진했으나 정 대표 등은 ‘연장 거부’ 방침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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