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이근영씨-현대인사 2명 주말경 일괄기소

  • 입력 2003년 6월 3일 18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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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송금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송두환(宋斗煥) 특별검사팀은 현대그룹에 대한 불법대출과 관련해 구속 수감된 이근영(李瑾榮) 전 산업은행 총재와 대북 송금에 개입한 현대 경영진 1, 2명을 주말경 일괄 기소할 방침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3일 “구속기간 만료가 다가오는 이근영씨와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현대그룹 인사 2명 정도를 8일 공소시효 완료 이전에 기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이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이사회 회장, 김윤규(金潤圭) 현대아산 사장, 김재수(金在洙) 현대그룹 경영전략팀 사장 중 1, 2명을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등의 혐의로 먼저 기소할 경우 이들과 공범 혐의가 있는 다른 인사들은 공소시효가 중단돼 8일 이후에도 추가 기소가 가능하다.

이 관계자는 또 정 회장과 김윤규 사장이 2일 금강산 관광 및 개성공단 착공식 참석을 이유로 특검팀에 출금해제를 요청한 것과 관련, “통일부 협의와 수사 일정 검토 등을 거쳐 출금 해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와 함께 북송 자금의 성격과 관련해 “대가성이라는 것이 ‘어떤 것을 해주지 않으면 난 안하겠다’는 식의 반대급부적 성격을 말하는 것인데 오비이락(烏飛梨落)이라는 것도 있고, 정황을 갖고 수사하는데 끝까지 모를 수도 있다”고 말해 대가성 규명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특검팀은 현대아산이 평양종합체육관 건설을 통해 북한에 지원한 4700만달러가 북한으로 송금된 5억달러 중 출처가 확인되지 않은 나머지 5000만달러라는 의혹과 관련해 사실 여부와 그 중 일부가 용역 제공 등 현물로 제공됐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현대는 98년 10월 정주영 전 명예회장의 방북 당시 북측과 평양종합체육관 건설에 합의, 99년 9월 통일부 승인을 받아 2000년 7월 공사에 착수했다.

올 3월 완공된 이 체육관 건립을 위해 현대그룹 15개 계열사는 자재비 등 건설비용으로 4700만달러를 부담했고 북측은 인력 지원 등 형태로 900만달러를 부담했다.

특검팀은 이날 또 이기호(李起浩) 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 이근영 전 산은 총재, 박상배(朴相培) 전 산은 부총재 등을 다시 소환, 대질조사 등을 통해 대출 외압과 대출금의 성격 등을 추궁했다.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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