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정상 "北核위기 고조땐 더 강경한 조치" 합의

  • 입력 2003년 5월 25일 18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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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23일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 위기를 외교적 노력으로 평화적으로 해결하되, 북한이 위기를 고조시킬 경우 ‘더 강경한 조치’(tougher measures)를 취할 필요가 있다”는 데 합의했다.

북한은 24일 “미국이 북-미 양자회담에 나서면 미국이 원하는 다자회담에 응하겠다”고 밝혀 회담 형식에 대한 입장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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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정상회담=미일 정상은 23일 미 텍사스주 크로퍼드 목장에서 정상회담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외교적 노력이 평화적 해결을 가져올 것으로 확신한다”며 “그러나 북한에 의해 상황이 추가로 고조될 경우 국제사회의 더 강경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미일 정상은 이어 “우리는 북한 내 핵무기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의 회담에는 한국과 일본이 포함돼야 한다는 점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날 “북핵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대화와 압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또 24일 기자들에게 “(북한이 관련된) 불법 교역과 불법 수입 및 마약 문제 등에 강력히 대처할 것”이라고 말한 뒤 “하지만 이는 경제 제재와는 다르다”고 덧붙였다.

▽북한 담화=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24일 베이징(北京) 3자회담 1개월을 맞아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은 북한이 내놓은 ‘새롭고 대담한 제안’에 대해 일언반구 없이 회담 형식에만 집착하고 있다”며 “먼저 북-미간에 쌍무회담을 하면 계속해 미국이 제기하는 다자회담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본 외무성의 한 소식통은 북한이 다자회담을 수용할 뜻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했으며, 아사히신문 등 일본의 주요 언론매체들은 이날 조간 1면 주요 기사로 다뤘다.

한편 중국 외교부의 장치웨(章啓月) 대변인은 23일 미일 정상이 한국과 일본의 회담 참여에 합의한 것과 관련, “3자회담을 계속 진행하는 게 우선이어야 한다는 것이 중국의 기본 입장”이라며 “대화에 당분간 한국 일본 등이 참여하는 것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이기홍기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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