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승리 내가 앞장" 한나라 경선후보 6명 첫 정견발표회

  • 입력 2003년 5월 22일 18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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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당권주자들이 2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합동정견발표회를 갖기 직전 손을 맞잡고 당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서영수기자
한나라당 당권주자들이 2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합동정견발표회를 갖기 직전 손을 맞잡고 당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서영수기자
22일 열린 한나라당 대표경선 주자 6명의 ‘합동정견발표회’는 당권을 향한 치열한 레이스의 개막을 알리는 공식 신호탄이었다.

당사 10층의 대강당에는 발표회 시작 한 시간 전인 오후 1시부터 연설을 들으려는 당원들이 몰려들기 시작했고, 오후 1시반 연설순서 추첨이 끝날 즈음에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한 관계자는 “1000명은 족히 넘을 것”이라며 “대선 패배 후 중앙당사에서 이처럼 활기찬 모습이 느껴지기는 처음”이라며 흥분하기도 했다.

강당 벽에는 “공정경선 힘찬 출발 하나 되는 한나라당” “오락가락 불안한 정권, 믿음 주는 한나라당” 등의 구호가 적힌 대형 플래카드들도 나붙었다.

주자들의 연설에 앞서 김수한(金守漢) 선거관리위원장은 페어플레이를 당부했다. 6명의 당권주자들은 저마다 주어진 15분간의 연설시간 동안 당 쇄신방안, 대여투쟁 전략, 총선승리책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예상과 달리 타 주자에 대한 공격은 거의 없었으며 대다수 당원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자주 박수를 보냈다.

추첨에 따라 먼저 연단에 오른 김덕룡(金德龍) 의원은 “한나라당은 영호남과 충청권, 서민 노동자 등 모든 지역과 계층을 아우르는 전국 정당으로 변신해야 한다”며 “이번 선거에서 패배하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이재오(李在五) 의원은 “부패한 김대중(金大中) 정권의 정치적 음모에 의해 대선에서 패배했는데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4대 정치공작사건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청원(徐淸源) 의원은 먼저 경선불출마 선언의 번복을 사과했다. 그는 이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해 총리와 내각을 쟁취하겠다. 총선 후 개헌논의에 곧바로 착수, 권력구조를 국민의 손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형오(金炯旿) 의원은 “젊은층의 지지를 받기 위해서는 당을 이끌 깃발을 새롭게 바꿔야 한다. 젊은 피를 과감하게 수혈해 재창당을 이룰 것”이라며 ‘50대의 맑고 젊은 리더십’을 내세웠다.

강재섭(姜在涉) 의원은 “나라가 어지러운 것은 노 대통령이 편 가르기와 이벤트식 정치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년 야당과 불임정당 이미지를 씻기 위해 젊은 기수를 당의 대표로 내세워야 한다”고 ‘젊은 리더십’을 강조했다.

최병렬(崔秉烈) 의원은 “강력한 리더십을 갖고 노 대통령과 노 정부를 견제할 것은 견제하고 도와줄 것은 도와주는 야당의 모습을 국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정책정당과 디지털정당으로 탈바꿈시켜 내년 총선에서 승리를 이루겠다”고 주장했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톡톡튀는 아이디어 경쟁▼

이날 합동정견발표회에서는 ‘반짝 튀는’ 아이디어 경쟁도 치열했다.

서청원(徐淸源) 의원은 10대와 대학생을 공략하기 위한 ‘1020프로젝트’를 제시했다. 전국 시도 중심가에 ‘1020카페’를 조성해 X세대와 코드 맞추기에 나서겠다는 것.

김덕룡(金德龍) 의원은 당 천안연수원을 팔아 국내 제1의 경제연구소를 설립하겠다고 말했다. 여의도연구소도 자신이 사무총장 때 설립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병렬(崔秉烈) 의원은 “당의 중요 결정사항은 반드시 전화 휴대전화 컴퓨터를 통한 당원들의 여론조사를 거치겠다”고 역설했다. 그는 내년 총선에서 비례대표의 50%, 지역구 후보의 30%를 여성에게 할당하겠다고 했다.

강재섭(姜在涉) 의원은 “대표가 되면 국회 대표실로 출근해 회의도 국회에서 하겠다”며 원내 정당화를 몸소 실천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또 ‘섀도 캐비닛’을 구성하겠다고 공언했다.

김형오(金炯旿) 의원은 인터넷방송국 설립을, 이재오(李在五) 의원은 당 부설 정치학교 설치를 제안했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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