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는대로 살지 뭐"…YS, 민주계의원 '성금' 3000만원 거절

  • 입력 2003년 5월 20일 18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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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강인섭(姜仁燮) 박종웅(朴鍾雄) 의원은 12일 당내 민주계 의원을 대표해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의 서울 상도동 사저를 방문했다. 사저에서 일하는 일부 직원들이 월급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성금’ 3000만원을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을 비롯해 김덕룡(金德龍) 김무성(金武星) 이경재(李敬在) 이성헌(李性憲) 김영춘(金榮春) 의원 등 과거 김 전 대통령을 직접 보좌했던 민주계 의원 10여명이 이 모금에 참가했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은 “성의는 고맙지만 안 받겠다”고 했다는 후문이다. 결국 박종웅 의원 등은 갖고 간 돈을 다시 챙겨 상도동 문을 나섰다는 것.

상도동의 한 관계자는 “다 어려운데, 없으면 없는 대로 살아가자는 뜻이다. 그리고 김 전 대통령은 골프도 안 치고 집 근처에서 배드민턴을 한다”고 말했다. 씀씀이를 줄이기 위해 지인들과의 모임이나 식사도 주로 상도동에서 하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현재 상도동 사저에서 일하는 직원은 7명.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상도동에 머물고 있는 비서관 3명과 별정직 6급인 운전기사는 국가에서 월급을 받지만 부엌일이나 집안일을 돕는 3명의 월급은 김 전 대통령이 내고 있다.

98년 퇴임한 김 전 대통령은 연금으로 월 844만원(대통령 보수의 95% 수준)과 예우보조금 명목으로 월 542만원 등 모두 1386만원을 매달 국가로부터 받고 있다고 행정자치부는 밝혔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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