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당권대결 구도]빅4 주자들 "나는 이렇게…"

  • 입력 2003년 5월 18일 1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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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6일 전당대회를 겨냥한 한나라당 당권 레이스가 본격화하면서 각 진영간의 대립이 분명해지고 있다. 각 주자 진영은 그동안 자체 점검해온 경선 판도를 재분석하며 주전선(主戰線) 설정과 암묵적 공조세력 구축 등 전략적 포석에 착수했다.

주자간 공격 전선은 복잡하지만 일단 주전선은 서청원(徐淸源) 의원의 당 대표 불출마 약속 번복을 둘러싼 논란이다.

서 의원에 대한 공세는 같은 민주계 출신인 김덕룡(金德龍) 의원이 주도하고 있다. 당내 민주계 세력의 주도권 다툼과도 맥이 닿아 있다.

민정계 출신인 최병렬(崔秉烈) 강재섭(姜在涉) 의원은 서 의원의 출마 자체가 ‘불공정 게임’이라는 데는 공감하지만 당분간은 김 의원의 공세에만 편승하겠다는 전략이다. 이후 합동토론회 등 공개적인 자리가 마련되면 융단폭격을 통해 ‘파괴력’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서 의원은 “비판은 수용하되 한 차원 높은 위치에서 흡수하겠다”는 ‘스펀지론’으로 집중견제를 돌파하겠다는 구상이다. 당원들의 표로 대선 책임에 대해 심판받겠다는 논리와 함께 “당신들은 대선 패배에 과연 책임이 없느냐”고 반격하고 있다.

각 주자들은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긍정적 이미지를 살려나가는 ‘각개전투’에도 골몰하고 있다.

‘빅4’ 주자 중 유일한 50대인 강 의원(55)은 ‘젊은 리더십을 선택해 경로당이 되는 것을 막자’며 최 의원(65), 김 의원(62), 서 의원(60)을 공격하고 있다. 세대교체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생각이다.

반면 김 의원은 ‘지역주의, 수구보수, 패배 얼굴 배척론’을 내세워 “쇄신의 적임자는 나”라고 역설하고 있다.

최 의원은 “중요한 것은 나이가 아니라 시대변화를 수용해 당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이라며 ‘강한 리더십론’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보수적 이미지 탈색을 위해 조만간 ‘통렬한 보수의 자기반성’ 시간을 준비 중이라는 후문이다.

서 의원은 지역주의로부터 자유로운 자신의 입지를 십분 활용, ‘당의 진정한 변화와 화합을 이끌 검증된 리더십’을 내세우고 있다.

한편 김형오(金炯旿) 이재오(李在五) 의원은 “빅4 주자로는 당의 구태 이미지를 벗어날 수 없다”며 혁명적 변화를 주문하고 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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