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부분 개각 해야 하는 것 아니냐"

  • 입력 2003년 5월 15일 18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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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찬(崔鍾璨) 건설교통부장관이 청와대와 사전상의도 없이 국회에서 ‘사표를 내겠다’고 발언한 데 대해 청와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문희상(文喜相) 대통령비서실장은 최 장관의 국회발언 보고를 받고 바로 최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사표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만류했지만 이를 계기로 분위기 일신 차원에서라도 부분 개각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청와대 내에서 조심스레 흘러나오고 있다.

유인태(柳寅泰)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최 장관이 재신임을 받겠다는 뜻 아니겠느냐”면서 “대통령이 귀국한 다음에 사표를 반려하면 자동적으로 재신임되는 것이고…”라며 말을 흐렸다.

청와대는 다만 주무부처인 건교부가 화물연대 파업이 물류대란으로 이어질 것을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어떤 형태로든 문책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분위기다. 더욱이 화물연대 파업 때 부처 장관들이 보여준 위기대처 능력에 대해 “회의적이다”는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한 비서관은 “대통령이 화물연대 파업문제의 심각성을 알 때까지 어느 장관도 보고할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다 대통령 방미과정에서 나타난 미국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의 입장변화 등 오락가락한 외교정책도 도마에 오르면서 외교라인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외교정책이 바뀐 상황인 만큼 정책을 펼치는 인물을 갈아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청와대는 또 조각(組閣) 직후 하자가 지적된 일부 장관들에 대한 처리문제 등 개각요인이 없지 않는 것도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그러나 이광재(李光宰) 국정상황실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흐트러진 팀워크를 다시 짤 수 있게 됐다”며 오히려 이번 사태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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