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신구주류 "5·18 광주가 호남민심잡기 승부처"

  • 입력 2003년 5월 14일 18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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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이 민주당 신구 주류가 신당 창당을 둘러싸고 벌이고 있는 호남 민심잡기 경쟁의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신주류 강경파측이 먼저 기선을 제압하고 나섰다. 천정배(千正培) 의원은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신당 추진 의원 대다수가 18일 광주 5·18묘역을 참배해 ‘광주민주화운동의 정신을 정치개혁으로 이어받아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영령들에게) 보고를 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광주 출신인 정동채(鄭東采) 의원도 “‘호남 민심은 민주당 고수’라는 주장은 호남인을 얕잡아 보는 것”이라며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여러분이 90% 이상의 지지로 나를 대통령 만들어준 것은 지역주의 청산, 국민통합하라는 것 아니냐’고 하면 ‘맞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교동계를 중심한 구주류도 즉각 반격에 나섰다.

한화갑(韓和甲) 전 대표는 13일 한 광주지역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지역감정을 조장하고 분열을 꾀하는 신당 추진세력의 언행은 숭고한 5·18정신과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며 “5·18정신에 무임승차하지 말라”고 말했다.

중도파인 강운태(姜雲太·광주 남구) 의원도 “대선 직후 ‘노무현의 승리는 민주당의 승리가 아니다’며 호남을 부정했던 사람들(신주류)이 5·18묘역을 찾아 신당 추진 보고를 한다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다”고 비판했다.

한 전 대표와 김옥두(金玉斗) 설훈(薛勳) 의원 등 80년 ‘김대중(金大中) 내란음모사건’ 관련자 30여명은 17일 광주에서 열리는 ‘5·18 전야제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신당 추진파의 핵심인 정동영(鄭東泳) 의원은 15일 광주여대와 조선대에서, 같은 날 한 전 대표는 전남대에서 신당 문제에 대한 특별강연을 할 예정이다.

한편 광주·전남지역 개혁적 지식인 121명은 14일 “여야 정치인은 지역감정의 피해자인 호남인에게 더 이상 지역주의의 굴레를 씌우지 말라”며 “망국적 지역주의를 부추기는 정치인에 대해선 국민의 이름으로 심판하겠다”는 내용의 선언문을 발표했다.

선언문에는 소설가인 송기숙 전남대 명예교수, 배종열 전 전농 회장 등 종교계 학계 여성계 등 각계 인사가 서명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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