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T "北 核무기 계획 즉각 폐기를"…의장요약문 채택

  • 입력 2003년 5월 9일 18시 22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 준비위원회는 9일 오전(현지시간) 북한 핵무기 폐기 촉구 등을 담은 의장요약문(factual summary)을 채택하고 폐막했다.

의장요약문은 이번 준비위 의장이 회의에서 논의한 내용을 사실에 입각해 정리한 것으로, 국제법적 구속력은 없으나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최근들어 처음으로 반영한 공식문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당사국들의 만장일치로 채택된 라스즐로 몰나르 준비위 의장(유엔 주재 헝가리 대사)의 요약문은 “NPT 당사국들은 북한의 핵무기 계획이 한반도와 주변 지역의 평화와 안보를 저해한다는 우려를 표명하고, 북한의 NPT 탈퇴 결정을 세계적 비확산 체제에 대한 심각한 도전으로 인식했다”고 밝혔다.

요약문은 또 북한에 대해 △즉각적이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irreversible) 방식으로 핵무기 계획 폐기 △한반도 비핵화 △NPT에 따른 모든 안전조치 의무 이행을 촉구했다. 요약문은 이어 외교적 수단을 통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강조하면서 “관련국 참여 아래 다자 차원에서 북한 핵문제를 계속 다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요약문은 “어느 당사국은 북한의 안보 우려가 해소돼야 한다는 견해를 보였다”며 중국의 요구를 우회적으로 반영했다.

이번 준비위는 이날 의장요약문이 부속문서로 포함된 종합보고서를 채택하고 2주간의 회의 일정을 마쳤다. 10쪽 분량의 요약문은 43개 항목으로 구성됐으며 북한과 이란의 핵개발 문제에 관한 당사국들의 입장이 상세히 기술됐다.

70년 발효한 NPT는 5년마다 평가회의를 개최하며 평가회의 사이에 3차례의 준비회의를 소집한다.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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