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3곳 재보선]정계개편 ‘후폭풍’ 몰아칠까

  • 입력 2003년 4월 24일 00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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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4 재·보궐 선거를 하루 앞둔 23일 한나라 민주 개혁국민정당은 고위 당직자와 현역의원 수십명을 동원해 서울 양천을, 경기 의정부, 고양 덕양갑 등 3곳에서 소속 후보 및 연대 후보를 위한 막바지 선거운동을 벌였다.

이번 선거의 특징은 한나라당과 민주당 모두 엄살 섞인 판세분석을 내놓는다는 점.

한나라당 박종희(朴鍾熙) 대변인은 “의정부는 좋지만 양천을과 고양 덕양갑은 ‘박빙의 열세’다”고 말했다. 액면 그대로라면 1승2패를 점치는 셈이지만 걱정스러운 표정은 아니었다. 지난해 대선 때 여론조사 수치가 뒤떨어지는 상황에서도 “숨겨진 3%가 있다”며 승리를 장담하던 때와는 사뭇 달라진 풍경이다.

민주당 이상수(李相洙) 사무총장도 “양천을의 양재호(梁在鎬) 후보가 한나라당 오경훈(吳慶勳) 후보를 조금 앞설 뿐”이라고 말했다. 공천을 포기한 덕양갑을 제외할 경우 1승1패를 점친 것이다. 양당이 투표율이 30%선에 머물 것으로 전망하는 가운데 고정지지층이 투표에 나서도록 엄살작전을 펴는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한나라당의 경우 소장의원들 사이에서 “1승2패가 최상의 구도”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전패할 경우 당이 혼란에 빠질 수 있고 2곳 이상 승리할 경우 대선 패배 이후 형성된 “변화 없인 승리 없다”는 분위기가 식을 수 있다는 시각이다. 이번 선거의 최대 관심사는 덕양갑에 출마한 개혁당 유시민(柳時敏) 후보의 당락 여부. ‘민주당원들보다 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코드가 맞다’는 얘기까지 듣고 있는 유 후보가 국회에 입성하면 ‘유시민발(發)’ 정계개편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유 후보 대신 한나라당 이국헌(李國憲) 후보의 당선을 바라는 민주당 인사도 있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민주당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호남 출신이란 점을 앞세워 ‘호남 소외론’의 반사이익도 기대하고 있다. 현지에선 여론조사의 단순지지도에서는 유 후보가 다소 우세하지만 ‘꼭 투표를 하겠다’는 유권자층에선 이 후보가 앞선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의정부에선 한나라당 홍문종(洪文鐘) 후보와 민주당 강성종(康聖鐘) 후보가 박빙의 대결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 치러지는 선거라는 점에서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치열한 선거전을 폈다. 민주당은 “노 대통령과 코드가 맞는 후보가 당선돼야 국정이 안정된다”는 논리를 폈고 한나라당은 “개혁 독선이 빚은 집권 초기의 혼선에 옐로카드(경고장)를 보여줘야 노 대통령이 성공할 수 있다”고 맞섰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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