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노동문제는 공안 아닌 경제문제"

  • 입력 2003년 3월 17일 15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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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석가탄신일(5월 8일) 이전에 대통령취임 기념 특별사면을 단행하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17일 법무부에 지시했다.

노 대통령은 또 이날 법무부가 업무보고하는 자리에서 "한총련을 언제까지 반국가단체로 간주해 수배할 것인지 답답하다. 이는 시대의 변화에 맞지 않다"며 한총련을 합법화하는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해달라고 강금실(康錦實) 장관에게 지시했다.

한총련 문제와 관련,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수석보좌관 회의에서도 "어제 TV에 한총련 학생들이 건강검진하는 장면이 보도됐더라"면서 "한총련이 아직도 계속 불법단체인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문재인(文在寅) 민정수석비서관이 "아직까지 그런 상태이고, 수년간 수배상태인 학생들도 적지 않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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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총련은 법원판례에 의해 '반국가단체'로 규정돼있고, 이에 따라 검찰 경찰의 수사 및 기소가 이뤄지고 있다.

노 대통령은 또 노동문제에 대해 "노동문제는 공안이 아닌 경제문제다. 노동관련 사건 처리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잘못된 행위에 대해서는 법대로 단호히 대처하되, 노동자들이 노동정책과 경제정책에 신뢰감을 가질 수 있도록 검찰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검찰개혁과 관련해서는 "정부와 검찰간의 과거 유착관계를 확실히 청산하자"고 강조하고 "검찰은 대통령의 인사권을 두려워하고, 대통령은 검찰의 수사권을 두려워하는 관계, 그러나 국가를 위해 필요한 일이 있으면 서로 협의하는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서울에서 보직을 받아야만 출세한 검사로 인정받는 풍토, 그리고 복잡한 계급구조 속에서 보직 경쟁을 벌이는 현 인사제도 하에서는 검찰의 근본적인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검찰조직과 인사제도 전반에 대해 점검해달라"고 강 장관에게 주문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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