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兄 ‘국세청장 특정인 지지’ 발언

  • 입력 2003년 2월 27일 02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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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작은 형 건평(建平·61)씨가 국세청장 후보로 특정인을 지지했다는 보도와 관련, 청와대가 노씨 발언의 진위를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친인척 관리를 맡고 있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세무공무원 출신인 노씨가 현재 국세청장으로 거론 중인 한 인사를 노골적으로 편들었다는 주간 시사저널 보도 경위를 집중 파악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씨는 시사저널 최근호(3월5일자)에 실린 인터뷰에서 국세청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K씨가 자신에게 줄대기를 했다는 의혹은 강력히 부인하면서도 K씨에 대해 “능력으로 보나 조직 장악력으로 보나 차기 청장이 되는 게 순리에 맞다. 당선자와 같은 지역 출신이라는 것 때문에 배제된다면 오히려 역(逆)지역차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선 전에 동생에게도 (K씨가) 매우 유능한 사람이라는 얘기를 한 일이 있다”라고 말했다.

노씨는 지난주 말 한 TV에서 “장관시켜 달라는 사람으로부터 받아놓은 이력서 2통이 있다”는 발언도 했고, 25일 SBS 8시 뉴스에서는 “지금도 내 방에 그런 이력서나 소개서가 와 있다. 아직까지 동생한테 연락조차도 안 했다. 내 선에서 타이르고 사전에 그런 게 없도록 예방차원에서 설득시키고 있고…”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문재인(文在寅)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은 26일 “특별히 경위를 파악하고 있지 않다. 보도내용을 읽어봤으나 특히 문제되는 게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청와대측은 노 대통령이 “인사청탁하면 패가망신시키겠다”고 밝힌 데다 역대 정권에서 반복돼 온 친인척 비리를 척결하겠다고 공언한 상황이어서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씨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국세청장 후보는 곽진업(郭鎭業) 국세청 차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곽 차장은 노 대통령과 같은 경남 김해 출신이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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