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갑대표, 민주 신주류 黨개혁에 경고

  • 입력 2003년 2월 17일 19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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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한화갑 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를 주재하며 속이 타는지 물을 마시고 있다. -안철민기자
민주당 한화갑 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를 주재하며 속이 타는지 물을 마시고 있다. -안철민기자
민주당이 당개혁안을 둘러싸고 계속 진통을 겪고 있다. 개혁적 면모의 임시 지도부 구성과 지구당위원장직 폐지를 뼈대로 하는 신주류의 개혁안에 대해 구주류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당권을 장악하고 있는 구주류는 신주류의 개혁안대로 될 경우 당무회의와 동시에 당권을 내놓아야 하는 절박한 입장. 반면 당무회의에서 세 대결을 벌이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동시에 갖고 있어 ‘최악의 경우 힘으로라도 세 대결을 벌이겠다’는 복안인 것으로 보인다.

한화갑(韓和甲) 대표가 17일 의원총회에서 “개혁이라는 이름 아래 개혁독재를 한다는 우려가 있다”며 “개혁은 합의 하에서 해야지 기득권을 무시하고 빼앗는 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고 신주류를 정면으로 비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 대표는 이날 작심한 듯 “당을 하려면 제대로 하고 그렇지 않다면 뜻 맞는 사람들끼리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며 분당(分黨)까지 각오한 듯한 발언을 했다.

그는 “국가적 대사가 터져도 당과 당선자, 청와대가 함께 모여 이야기할 자세가 안돼 있고, 대표가 보고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는지 아무도 보고하지 않는다. 하루라도 대표 자리에 있고 싶지 않다”고 신주류의 독주에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송석찬(宋錫贊) 의원은 “대선 공신인 지구당위원장을 격려는 못할망정 이들을 어렵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지구당위원장직 폐지에 반발했다.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신주류는 이날 오전 김원기(金元基) 개혁특위 위원장과 정대철(鄭大哲) 최고위원, 유인태(柳寅泰) 정무수석 내정자 등 핵심인사 17명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회동을 갖고 당초 새정부 출범 전으로 계획했던 지도부 개편을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

이들은 지구당위원장직을 폐지하는 대신 운영위원장을 두기로 한 문제도 구주류의 반발을 감안, 지구당위원장 사퇴 시기를 17대 총선 6개월 전으로 완화하는 내용을 소수의견으로 당무회의에 상정키로 했다.

그러나 일부 개혁파 의원들은 개혁안 내용이 훼손될 경우 정면대결도 불사한다는 강경한 입장이어서 개혁안을 둘러싼 분란은 휴화산(休火山)의 상태다.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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