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3년 2월 16일 19시 33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박희태(朴熺太) 최고위원을 대표권한대행으로 지명하고 2일 미국으로 떠난 한나라당 서청원 대표가 18일경 귀국할 예정이어서 그의 행보가 한나라당 당권 레이스에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서 대표 본인은 차기 당권 경쟁에 나서지 않는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말하고 있으나 출마를 종용하는 주변의 목소리도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서 대표가 아직도 당내에 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의 측근 세력과 비교적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당권 예비주자들은 서 대표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후원회 참석 등을 위해 2주간 미국에 머물던 서 대표가 7일 미국으로 간 이 전 총재와현지에서 만나 환담을 나눴다는 소식이 미묘한 파장을 불러일으킨 것도 이 같은 기류와 무관치 않다. 서 대표측은 “체류지가 비슷해 자연스럽게 만난 것이지 정치적 의미는 없다”고 했으나 파장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사실상 당권 도전에 나선 김덕룡(金德龍) 최병렬(崔秉烈) 강재섭(姜在涉) 의원 등 ‘빅3’ 주자들은 서 대표가 대표권한대행을 지명하고 당무 일선에서 물러선 것도 당권 재도전을 위한 ‘명분쌓기’가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이들은 벌써부터 서 대표의 귀국 후 행보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들이 “서 대표가 불출마 발언을 번복하고 나서긴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하면서지지 세력 규합에 박차를 가하는 것도 서 대표의 출마를 견제하려는 포석인 셈이다.
김 의원은 내년 총선 수도권 압승을 위한 개혁세력의 대표주자임을 내세워 동조 세력 규합에 나서고 있고, 최 의원은 차기 대선에 나서지 않는다는 ‘배수진’을 친 채 위기관리 리더십의 적임자임을 부각시키고 있다. 강 의원은 ‘젊은 리더십론’으로 영남권의 명실상부한 차기 재목(材木)임을 알리고 있다.
그러나 서 대표가 당내 보혁 갈등의 조정자역을 맡아 당의 위기 상황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지지자들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