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2235억 회계기록 파기가능성

  • 입력 2003년 2월 6일 18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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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이 대북 경협자금으로 사용했다고 밝힌 2235억원의 회계장부를 아예 만들지 않았거나 파기했을 가능성이 처음으로 제기됐다.

감사원 정승택(鄭昇鐸) 2국1과장은 6일 감사원을 방문한 한나라당 ‘대북뒷거래 진상조사특별위원회’가 2235억의 송금내역을 철저히 감사하지 않은 이유를 추궁하자 “현대상선에서도 2235억원에 대한 회계기록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대상선이 2235억원이라고 금액만 적어왔다”고 덧붙였다.

감사원은 또 2240억원의 산업은행 수표 26장이 남북정상회담 사흘 전인 2000년 6월 10일 외환은행 본점영업부에 제시돼 입금됐으며 이중 5억원은 나중에 다시 현대상선 계좌로 입금됐다고 한나라당 특위에 밝혔다. 감사원 관계자는 “5억원이 왜 돌아왔는지 그 이유를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종남(李種南) 감사원장은 지난달 30일 감사를 종결한 데 대해 “다른 것은 다 확인됐고 2235억원은 말하자면 증발된 것”이라며 “언론에서 북으로 갔다고 했고 우리도 의심을 했으나 현대가 대북사업에 썼다고 하니까 더 확인 안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검찰이 당시 수사준비를 다 하고 (감사원) 실무자에게도 언제 감사의결을 하느냐고 물어볼 정도여서 어차피 검찰이 조사하면 밝혀지지 않겠느냐고 생각했었다”고 덧붙였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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