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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1월 9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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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수석은 이날 국무부의 콜린 파월 장관과 리처드 아미티지 부장관, 국방부의 도널드 럼즈펠드 장관과 폴 울포위츠 부장관, 백악관의 콘돌리자 라이스 안보보좌관 등 미 외교안보팀과 잇달아 회동한 뒤 워싱턴 주재 한국 특파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임 수석은 “한국이 남북관계 채널을 통해 북핵 문제에 관해 주도적 역할을 해나가는 데 대해 미국은 지지를 표명했다”며 “그러나 미국측은 북핵 문제의 이해당사자인 한국이 마치 제3자의 입장에 있는 것처럼 ‘중재’한다고 표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회동에선 논의되지 않았지만 미국은 한국이 기존의 남북경협을 계속 추진하는 것은 괜찮아도 새로운 경협을 벌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를 우리측에 통보해왔다”며 “한국은 미국의 이 같은 입장을 존중해 지난해 북핵 사태가 불거진 이후엔 새로운 남북경협을 시작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의 교도통신은 워싱턴발 기사에서 미국과 일본은 북핵위기 해결을 위해 한국이 제안한 2단계 중재안을 거부했다고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8일 보도했다.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회의에서 한국 대표단이 내놓은 중재안은 “우라늄 농축방식을 통한 핵무기 제조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데다 실현 가능성도 의문이므로, 플루토늄 이용 핵무기 개발계획 포기를 조건으로 북한에 대한 중유지원 재개와 북한체제에 대한 서면보장을 하자는 제안”이었다고 이 통신은 보도했다. 그러나 미국은 방식에 관계없이 핵위협은 마찬가지이며 중유지원 재개와 북한 체제에 대한 서면보장은 북한의 ‘벼랑 끝’ 외교전술에 굴복하는 셈이기 때문에 한국의 중재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일본도 미국의 주장에 동조함에 따라 한국이 중재안을 철회했다고 이 통신은 보도했다.
이기홍기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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