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北核 강경대응 배제안해

  • 입력 2002년 12월 23일 18시 20분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는 북한이 예상보다 빠르게 핵무기 제조용으로 쓰일 수 있는 플루토늄 추출 수순을 밟는 데 대해 당황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23일 “미 행정부 관리들은 북한이 최우선 감시대상인 폐연료봉 저장시설에 대한 봉인과 감시카메라를 제거하기 몇 시간 전까지도 그런 일은 없을 거라고 말했다”며 당황하고 있는 미 행정부의 분위기를 보도했다.

미국은 이라크 공격을 위해 수만명의 미군을 중동에 파병하면서 온통 이라크에 집중하고 있어 급속히 악화되고 있는 북한의 상황에 대해서는 대비가 안 돼 있는 상태.

부시 행정부는 그동안 이라크 공격에 집중하기 위해 북한에 대해서는 ‘적대적 무시(malign neglect)’ 정책을 추구, 대화나 공격의 가능성을 모두 배제해 왔다. 북한이 대량살상무기를 먼저 포기하지 않는 한 대화는 없다고 선언했고, 부시 대통령은 북한을 침공할 의사가 없다고 공언했다. 이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한국과 일본 중국 등을 통해 북한을 설득 또는 압박하는 것 외에는 어떤 수단도 갖고 있지 않다.

그러나 한 고위관리는 이번 봉인 해제로 “이라크보다 강력한 화력을 갖고 있는 북한이 금명간 핵무기를 배치하거나 해외에 수출할 수도 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게 됐다”(뉴욕 타임스)고 말해 북핵 문제를 보다 심각하게 인식하기 시작했음을 시사했다.

미 행정부는 부시 대통령의 공언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새로운 핵무기 제조에 더 다가간다면 외교적 방법 이외의 수단을 강구할지도 모른다며 강경 대처의 가능성을 흘리고 있다.부시 대통령 자신도 북한과의 관계에서 “현상유지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힌 바 있어 북핵 위협과 대처방법에 대한 재검토 작업이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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