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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2월 23일 18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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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당초 폐연료봉 저장시설의 입구에 설치된 봉인만 제거한 것으로 23일 오전에 알려졌으나 정부 당국자는 이날 오후 “북측이 수조에 저장된 폐연료봉은 물론 방사화학실험실에 대해서도 봉인을 제거하고 감시카메라 작동을 중지시켰다”고 밝혔다.
폐연료봉과 방사화학실험실은 전력생산과는 무관한 것으로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플루토늄 추출작업과 직결되는 사항이어서 북핵 사태는 더욱 심각한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이로써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에 따라 동결된 △영변의 5㎿ 원자로와 8000여개의 폐연료봉 저장시설 △95∼96년 완공목표로 건설 중이던 영변의 50㎿ 원자로 △평북 태천의 200㎿ 원자로 △영변 방사화학실험실 △영변 핵연료봉 생산시설 등 북한의 5개 핵시설 중 2곳의 감시시설이 해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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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EA는 22일 “북한이 ‘최우선 감시대상’인 8000여개의 폐연료봉이 들어 있는 ‘사용 후 핵연료 저장시설’에 대한 감시장비 작동을 방해하기 위해 ‘추가 조치’를 취했다”고 발표했다.
방사화학실험실 제1생산라인은 50t에 달하는 8000여개의 폐연료봉을 3∼4개월 안에 재처리할 수 있다.
AFP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폐연료봉 8000여개면 최소한 3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25㎏의 플루토늄239(핵연료로 쓰이는 핵분열물질)를 추출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폐연료봉 저장시설은 영변 5㎿ 원자로 근처에 있으며 IAEA는 폐연료봉이 든 스테인리스강 통을 이중 밀봉한 뒤 저장소 내 수조 속에 보관하고 감시카메라를 작동시켜 왔다.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은 “폐연료봉에는 상당한 양의 플루토늄이 포함돼 있어 핵무기 비확산과 관련해 매우 우려된다”며 “북한의 이번 조치는 ‘폐연료봉에서 추출된 핵물질을 핵무기나 기타 핵폭발물 제조 목적으로 전용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IAEA의 원자로 감시 활동에 대한 심대한 방해 행위”라고 비난했다.
한국 정부는 이날 외교통상부 당국자 논평을 통해 “북한이 추가적인 핵동결 해제 조치를 취한 것은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고 국제사회의 핵확산에 우려를 증폭시키는 행위”라며 원상회복을 촉구했다.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