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15기 선적 北화물선…스페인군함에 나포

  • 입력 2002년 12월 11일 18시 14분


15기의 스커드 미사일 등을 선적하고 예멘 근처의 인도양을 항해하던 북한 화물선 한 척이 9일 스페인 해군에 나포된 뒤 미국에 넘겨졌다.

미사일을 선적한 북한 화물선이 나포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북-미관계와 남북관계에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한국 및 일본 정부에 이 같은 사실을 통보하고 대책을 협의 중이다.

페데리코 트릴로 스페인 국방장관은 11일 기자회견을 갖고 스페인 함정 2척에 나포된 북한 화물선 소산(Sosan)호에서 15기의 고성능 재래식 탄두를 갖춘 스커드 미사일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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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릴로 장관은 “이들 미사일 등은 모두 23개 컨테이너 안에 들어 있었고 15개의 고성능 탄두와 23개의 로켓연료 캡슐도 함께 발견됐다”면서 “이 선박이 중동지역의 한 항구로 향하고 있었으나 그곳이 예멘이라는 확실한 증거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이 선박이 예멘의 소코트라섬 연안에서 나포됐으며 어느 나라의 국기도 달지 않고 있었지만 캄보디아의 프놈펜에 등록된 선박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트릴로 장관은 또 “선원들이 국적 등 정확한 신분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예멘 정부는 이날 북한에 15기의 스커드 미사일을 주문한 사실을 시인했으며 북한 선박을 나포한 데 대해 아부 바커 압둘라 알 쿠르비 외무장관이 에드먼드 헐 예멘 주재 미국대사를 소환해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고 예멘 관영 사바통신이 전했다.

예멘 정부는 “북한 화물선에서 발견된 스커드 미사일 및 군사장비는 예멘 정부 소유”라며 미사일 등을 전달받기를 원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 자지라 방송이 보도했다.

이 방송은 예멘과 북한이 수개월 전 미사일 및 군사장비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은 이 선박을 인도양 상의 디에고가르시아섬으로 예인하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ous@donga.com·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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