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보위 단독 소집…신건원장 추궁

  • 입력 2002년 12월 3일 1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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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건 국정원장이 3일 민주당 단독으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간담회에 출석, 착잡한 표정으로 혼자 앉아 있다. - 연합
신건 국정원장이 3일 민주당 단독으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간담회에 출석, 착잡한 표정으로 혼자 앉아 있다. - 연합
민주당은 3일 국회 정보위원회를 단독으로 소집, 신건(辛建) 국정원장을 출석시킨 가운데 논란을 빚고 있는 도청의혹을 추궁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불참하는 바람에 회의는 간담회로 대체돼 별다른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산회했다.

신 원장은 이날 비공개로 열린 회의에서 “절대 도청한 사실이 없다. 현장조사를 해보면 알 것 아니냐”며 “도청 관련 전문가와 시민단체까지도 참여하는 현장조사를 허용하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필요하다면 국정원 자동차까지 다 뒤져보는 것도 허용하겠다”며 배수진을 쳤다고 참석의원들은 전했다.

신 원장은 이날 한나라당의 회의불참 소식을 듣고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으나 민주당 정보위원들이 전화로 참석을 종용하자 30분 만에 국회로 왔다.

회의에 참석한 한 의원은 “신 원장이 ‘현장조사를 해보면 진실이 드러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현장 조사로 도청 사실이 확인될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반응이 많았다”고 간담회 분위기를 전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또 신 원장에게 “국정원이 도청하지 않았다면 왜 검찰총장에게 즉각 수사촉구를 하지 않았느냐”면서 늑장 대응을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 자리에서 “대통령도 이런 의혹사건에 침묵을 지키지 말고 검찰총장에게 바로 수사지시를 내려야 하는 것 아니냐”며 청와대도 성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위는 민주당 단독으로 진행됐지만 이날도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도청 공방은 계속됐다.

한나라당 김영일(金榮馹) 사무총장은 “노무현(盧武鉉) 후보가 부랴부랴 ‘국정원의 국내사찰을 중지시킨다’고 말한 것 자체가 도청사실을 인정한 것”이라며 “노 후보가 국정원을 개혁하겠다는 것은 일시적인 술수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정원이 도청했다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나 정형근(鄭亨根) 의원을 가장 많이 도청했어야 옳다”며 “한나라당이 오히려 박지원(朴智元) 대통령비서실장만 도청했다는 자료만 내놓은 것을 보면 엉터리임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고 역공을 가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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