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내달부터 달러사용 중지

  • 입력 2002년 11월 22일 23시 54분


북한이 12월1일부터 자국 내에서 미국 달러를 쓰는 것을 금지하고 대외 결제도 유로화 등 다른 태환 화폐를 사용하도록 했다고 22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평양발로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북한의 조선무역은행이 이날 평양에 주재하는 각국 대사관과 유엔 관련 기구에 이 같은 사실을 통보했다고 전했다.

이 통신에 따르면 조선무역은행은 “국가의 결정에 따라 모든 달러 통장을 폐지하며, 조선(북한)에 주재하는 모든 외교기구는 11월30일 이전에 은행의 달러 통장을 유로화나 다른 태환 화폐로 바꿔야 한다”고 통보했다.

조선무역은행은 또 “외국에서 조선으로 들어오는 외환은 반드시 달러를 제외한 유로화나 다른 태환 화폐로 바꿔야 하며, 조선의 기구(機構)나 기업과 결제를 할 때에도 반드시 달러가 아닌 유로화나 다른 태환 화폐를 사용해야 한다”고 밝혔다는 것.

북한은 또 북한의 호텔이나 외화상점 등 외화 업무를 보는 곳에서는 다음달 1일부터 달러를 받지 않도록 지시했으며, 개인이 갖고 있는 달러 현금도 조선무역은행에서 유로화나 다른 태환 화폐로 바꾸도록 했다.

신화통신은 자국민에게는 이 같은 조치를 이미 통보했으며 18일부터 자국 내에서는 일률적으로 미국 달러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주민들은 반드시 조선무역은행 등 대외 결제은행에서 유로화나 다른 태환 화폐로 바꾸도록 했으며, 외화상점이나 호텔 등 외화 업무를 보는 기관들도 달러를 북한 돈으로 바꿔 사용하도록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달러 사용을 금지하는 결정을 내린 이유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중국의 한 소식통은 △북한이 핵문제 등으로 자국을 압박하고 있는 미국에 대한 적개심으로 달러 사용을 금지했거나 △주민들이 장롱 속에 감춰 놓은 달러를 은행권으로 이끌어내기 위해 임시로 달러 사용을 금지했을 가능성 등으로 풀이했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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