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국민통합 21, 협상지연 책임떠넘기기 마찰

  • 입력 2002년 11월 22일 18시 38분


민주당과 국민통합21은 22일 극적으로 단일화 협상을 타결했지만, 그 과정에서 책임을 서로 떠넘기며 끝까지 마찰을 빚었다.

▽“우리가 결단한 덕분”〓노무현 대통령후보의 정몽준 대통령후보측 협상안 수용에 대해 민주당 김원기(金元基) 단일화추진특위 위원장은 “솔로몬의 지혜처럼 ‘아기’(단일화)를 살리려는 친어머니의 심정으로 내린 결단”이라고 말했다. 정대철(鄭大哲) 선대위원장도 “우리는 양보하고, 양보하고, 또 양보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통합21측은 협상 지연 책임을 민주당에 돌렸다. 정 후보는 노 후보의 기자회견 직후 “노 후보가 합의 내용의 추인을 거부하다가 뒤늦게나마 받아들인 것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김행(金杏) 대변인도 오후 3시반 합의문을 발표한 뒤 “21일 밤 작성한 합의문 그대로 서명했다”며 “민주당측이 ‘수정할 게 있다’며 협상을 중단한 이유를 지금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상대가 무리한 요구 했다”〓민주당 정 위원장은 이날 “저쪽이 또 다른 요구를 해서 (단일화) 안 하는 쪽으로 갈지 걱정된다”며 강한 불신감을 드러냈다.

이해찬(李海瓚) 기획본부장도 “저쪽은 ‘역선택 방지’를 이유로 단일화 여론조사가 끝나도 단일후보가 결정되지 않을 수도 있는 안을 내놓았다”며 “여론조사가 무효화됐을 경우에 대한 대비책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통합21 김민석(金民錫) 총본부장은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모든 것을 강구했기 때문에 무조건 후보를 선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21일 밤 합의문 작성이 끝난 뒤 민주당측이 갑자기 요구한 2가지 수정안을 국민이 들으면 황당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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