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토론 관전 포인트]김한길-정미홍씨등 토론준비 분주

  • 입력 2002년 11월 21일 19시 16분


22일 오후 실시될 가능성이 큰 노무현, 정몽준 두 대통령후보의 TV토론에서 주요 관전 포인트는 ‘토론 스타일’이 될 것 같다.

노 후보는 토론에서 거의 유머를 사용하지 않는다. 진지하고 논리적이며 자신이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함부로 얘기하지 않는 다소 ‘정형화’된 스타일이어서 성실하다는 느낌을 주지만 “너무 무겁다”는 지적도 받는다.

또 노 후보의 화법은 미괄식이고 반어법을 자주 사용하기 때문에 끝까지 들어야 진의를 파악할 수 있다.

반면 정 후보는 노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유분방’한 스타일이어서 대답을 예측하기 힘들 때가 많다. 이 때문에 유연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가끔 ‘동문서답’으로 질문자를 당황케 하곤 한다.

정 후보측은 현재 모호한 답변을 피하되 노 후보가 특정 주제에 대해 집요하게 파고들 것을 대비, 시간을 오래 끌지 않으면서 특유의 ‘정몽준식 화법’으로 받아넘기는 방안을 강구중이다. 이처럼 스타일이 다른 만큼 두 후보간에 불꽃 튀는 논쟁이 벌어질 가능성은 적다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

다만 정책토론은 불가피해 양 진영은 전략 다듬기에 골몰하고 있다.

노 후보측은 정치개혁 및 남북관계, 재벌개혁, 교육정책 등에서 총론에 머물지 않도록 ‘각론 공방’을 유도, 자연스럽게 정책적 차별성을 부각시킨다는 전략이다.

정 후보측은 상대적으로 우세라고 판단하는 경제 통일 외교 분야 정책 토론에서 승기를 잡는다는 복안 아래 자문교수단 중 한 명을 대역으로 정해 놓고 실전 연습에 열중하고 있다.

한편 노 후보측은 김한길 미디어선거특별본부장 지휘 아래 이성재(李聖宰) 전략기획팀장, 조광한(趙光漢) 전략자료지원팀장 등이 연일 밤샘하며 토론전략을 세우고 있고, 정동채(鄭東采) 미디어자문위원장과 영화배우 문성근(文盛瑾)씨 등이 자문역을 맡고 있다.

정 후보측에서는 KBS 편성국 PD 출신인 진병윤(陳炳潤) 미디어단장을 축으로, KBS 아나운서 출신인 정미홍(鄭美鴻) 대선홍보기획단장과 SBS 아나운서 출신인 민창기(閔昌基) 홍보본부장 등이 토론 방식과 카메라를 응시하는 각도까지 세세하게 알려주고 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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