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뒤에 청와대 있다"…한나라 '음모론' 총공세

  • 입력 2002년 11월 17일 18시 44분


한나라당은 노무현(盧武鉉)-정몽준(鄭夢準) 대통령후보간 단일화 합의로 ‘1강2중’구도로 순항하던 대선 구도의 재편이 불가피해짐에 따라 긴장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우선 단일화 합의의 이면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청와대 음모론’을 모티브로 전면적인 ‘반(反)단일화’ 공세를 폈다.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해 “노-정 야합은 결국 청와대와 이 정권이 부패권력을 연장시키기 위해 치밀하게 연출하고 있는 대(對)국민 사기극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서 대표는 “단일화는 인위적으로 현재의 대선구도를 바꿔 97년 DJP 야합에 이은 또 하나의 ‘나눠먹기 정권’을 만들어 보겠다는 정치적 음모”라며 “정치부패세력인 민주당과 경제부패세력인 정몽준씨의 야합이 이뤄져 이 정권이 부패권력 연장 음모를 지속한다면 엄청난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다”고 경고했다.

노-정 후보 단일화를 DJ정권 연장 음모로 몰아세우면서 ‘부패정권 심판론’을 집중 부각시킨다는 전략이다.

부산을 방문 중인 이회창(李會昌) 후보는 이날 부산 MBC토론회에서 “(노-정 단일화는) 5년 전 DJP 합의를 떠올린다”며 “이념과 정치 방향이 전혀 다르면서도 오직 이회창을 이기겠다는 일념으로 ‘공동정부’를 만든 DJP 연합이 이 나라를 모두 실패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공세의 한편으로 한나라당은 노-정 후보 중 누구로 단일화가 이뤄질지 촉각을 곤두세우며 누가 단일후보가 되는 것이 유리할지의 문제에 대한 분석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당내에선 이번 단일화 논의가 ‘정몽준 옹립이라는 사전 각본대로 진행되고 있는 정치공작’(김영일·金榮馹 사무총장)이란 시각과 노 후보로의 단일화 가능성을 점치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편 박선숙(朴仙淑) 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은 한나라당이 노-정 후보단일화와 관련한 청와대 개입설을 제기한 데 대해 “한나라당은 대통령과 정부를 선거에 끌어들여 선거분위기를 혼탁케 하려는 음해를 즉각 중단하라”며 강력 반박하고 나섰다.

박 수석은 또 한나라당이 ‘부패권력 연장 시도’라고 주장한 데 대해 “외환위기를 불러오고 한보사건 수서사건 등 권력형 부패사건의 당사자들이 모여 있는 한나라당은 부패를 말할 자격이 없다”고 반박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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