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2년 11월 15일 19시 50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회의 시작 직전 뉴욕의 KEDO 건물 밖에서는 한인 10여명이 ‘북한은 겨울철 연료가 필요하다’는 등의 피켓을 들고 한때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회의 후 한국대표인 장선섭 경수로기획단장은 “11월분 중유가 예정대로 제공되는 만큼 북한이 행동하는 데 한 달간의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면서 “우리의 주장이 충분히 반영됐다”고 자평했다. 다음은 장 단장과의 일문일답.
-이번 집행이사회 결정의 의미는….
“11월분 중유가 정상 공급됨으로써 북한은 시간적 여유를 갖게 됐다. 12월 이후 중유지원 중단 가능성을 부각시키려는 게 아니라 중유 공급을 북한 핵프로그램 폐기와 연계해 긍정적인 조치를 유도한다는 데 이번 결정의 참뜻이 있다.”
-앞으로의 일정은….
“기본적으로 북한의 태도에 따라 향후 KEDO 사업의 진로가 결정된다. 북한은 12월분 중유가 공급되는 시점인 12월10일경까지는 분명한 태도 표명이 있어야 할 것이다.
-‘검증 가능한 방법’에는 사찰도 포함되나.
“당연히 포함된다고 봐야 한다.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면 내일이라도 KEDO 사업은 정상화될 수 있다.”
-북-미 기본합의는 무효화된 것인가.
“무효화나 중단이라는 표현은 쓰지 않고 있다. 12월 전반기의 집행이사회 때 북한의 대응을 평가해 경수로 지원 등 다른 KEDO 사업에 대해 재검토할 것이다.”
-북한이 성의를 보이면 미국이 12월 이후 중유를 제공할 의지가 있나.
“대북 중유지원은 사실상 미국의 재원으로 추진돼 왔다. 미국이 판단할 때 북한이 ‘가시적이고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핵개발 폐기에 나설 경우 중유 공급을 재개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미국의 방침대로 결정된 것 아닌가.
“11월분 중유는 예정대로 지원된다. 중유 제공을 유인책으로 활용해 북한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자는 것이 이번 결정의 요지이며 이에 대해 만족한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KEDO집행이사회 성명(전문)▼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집행이사회는 오늘(14일) 뉴욕에서 회의를 갖고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위해 고농축 우라늄 생산 프로그램을 추구하고 있다’고 시인한 데 따른 영향에 대해 협의했다. 한국 미국 일본 유럽연합(EU)으로 구성된 집행이사회는 다음 사항에 합의했다.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 추구는 제네바 합의, 핵확산금지조약(NPT), 북한-국제원자력기구(IAEA)간 안전조치 협정 및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상의 의무에 대한 명백하고 심각한 위반으로서 이를 규탄함.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은 모든 책임 있는 국가들에 대한 공통의 도전임.
·이 프로그램은 지역 및 국제안보를 위협하는 것이며 NPT에 기초한 국제적 비확산체제를 훼손하는 것임.
·북한은 가시적이고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핵무기 프로그램을 즉각 제거해야 함.
·남북, 일-북한 및 EU-북한간 대화는 양자 및 국제적 우려사항을 해결하는 데, 또한 북한에 대해 핵무기 프로그램 포기 약속을 가시적이고 신속하게 준수하도록 촉구하는 중요한 채널임. 북한의 KEDO 및 KEDO 집행이사국과 앞으로의 관계 및 상호 활동은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의 완전하고 영구적인 제거에 달려 있음.
·중유 공급은 12월분부터 중단될 예정이나 이후 공급 여부는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완전 폐기하기 위해 구체적이고 신뢰할 만한 조치를 취하느냐에 달려 있음. 이러한 관점에서 북한과의 여타 KEDO 활동도 재검토될 예정임.
·집행이사회는 KEDO의 이후 활동과 관련하여 다음에 취할 조치들에 대해 계속 협의할 예정임.